외교통상부의 재외공관장 4명이 조기 소환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외교부의 재외공관장 업무평가에서 성적이 매우 부진한 4명의 공관장에게 소환 통보를 내렸다"며 "별도의 조치가 없는 한 연말 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라고 26일 말했다.

재외공관장이 특별한 사정 없이 업무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아 조기 소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직사회에서 대표적인 '철밥통'으로 인식되고 있는 재외공관장의 인사관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에 소환 통보된 4명 가운데 2명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러나 조기 소환 조치는 공관장의 3년 임기보장 관행이 사실상 폐지되는 신호인 만큼 재외공관에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일부 대사를 포함해 이번에 조기 소환통보를 받은 공관장은 현지 기업이나 교민들로부터 평판이 좋지 않고,업무실적이 저조해 본부에서도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사관 · 총영사관 등 150여개 재외공관 가운데 대부분의 공관은 공관장 임기 중에 외교부의 자체 감사는 물론 감사원 감사도 받지 않을 정도로 개혁의 무풍지대였다. 그 결과 각종 회계비리가 잇따를 뿐만 아니라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이나 교민의 애로사항 해결 등에도 적극 나서지 않아 '골방외교'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 10월 취임한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공정 · 개방 · 경쟁 · 퇴출을 골자로 하는 인사 · 조식쇄신안을 내놓았다. 김 장관은 특히 외교 최일선에 있는 재외공관을 개혁하기 위해 공관장 인사에 연공서열을 배제하고 경쟁시스템을 도입,"업무실적이 부진한 공관장은 1년이 안됐더라도 조기 소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관장 2회 연임 관행을 없애고 유능한 공관장은 3~4회까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외교부는 또 재외공관에 우수한 외부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중 · 장기적으로 재외공관 고위공무원단 70여개 직위 중 20%인 14개 직위의 문호를 개방키로 했다. 미 · 중 · 일 · 러 4강(强) 대사관의 경제담당 공사 직위를 우선 개방할 예정이다.

한편 미 · 중 · 일 · 러의 4강 대사 가운데 일부는 본국에 돌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연말 재외공관장 인사에서 4강 대사 교체가 있을지 주목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