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사는 전수영씨(46)는 오는 30일 떠나기로 한 2박3일 양양 해맞이 가족여행을 포기했다. 평소 이용하는 호텔 예약사이트 호텔엔조이에서 동해안 콘도 객실 상황을 확인한 결과 빈방을 구할 길이 없어서다. 전씨는 대기명단에라도 올리려 했지만 "30,31일 이틀간 대기예약조차 받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남우창 비발디파크 객실영업팀 대리(32)는 "요즘 콘도 회원들의 전화를 받기가 미안하다"고 말했다. "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는 그는 "간혹 예약 취소가 들어오더라도 대기예약자가 많기 때문에 방잡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전했다.

26일 콘도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스키장 콘도가 사상 최고 호황이라 할 정도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다운 맹추위로 국내 스키어들이 몰리는 데다 중국 및 동남아 단체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주 개통된 서울~춘천 간 경전철을 타고 간편한 복장으로 들어오는 평일 스키어와 일반 관광객이 넘쳐난 것도 한 원인이다. 그야말로 요즘 강원도 스키장은 '3대 호재'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명 비발디파크는 24,25일에 이어 31일과 내년 1월1일에도 2598실의 객실이 모두 예약됐다. 주중인 30일까지 잔여객실도 일 평균 200실 정도로 최대 90%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비발디파크와 가까운 양평콘도는 30일까지 95%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바다 전망이 좋고 해넘이 해맞이 명소로 주목받는 설악,양양 쏠비치,변산 콘도도 사정은 비슷하다. 변산콘도와 쏠비치는 주중에도 97%의 객실이 예약돼 있다.

고재춘 대명리조트 홍보부장은 "12월 주중 예약률이 평월에 비해 50%나 높다"고 말했다.

휘닉스파크는 30일까지 예약이 꽉 찼다. 내년 1월 첫째주까지 예약률은 94%로 작년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부터 1월 첫째주까지 예약률은 91%였다.

현대성우는 한 달 전에 연말연시 700개 객실 예약업무를 끝냈다. 박영균 객실예약파트장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주변 부대 군인과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주중 객실은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주말은 더 이상 대기예약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지파인리조트는 중국 및 동남아 단체관광객으로 더 심한 객실난을 겪고 있다. 파인리조트는 302실 규모로 많게는 40%까지 외국인 관광객이 숙박한다. 이종수 영업본부장은 "서울 등 수도권 겨울 관광객이 몰리는 연말특수 탓에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숙박 비중이 15%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큰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