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은 기업의 친구를 만드는 '소통사업'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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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삼성이 믿어줘 자신감 회복"
대출자 이야기서 '힌트' 얻어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과 연계
국내기업 첫 대출 100억 넘어
"삼성이 믿어줘 자신감 회복"
대출자 이야기서 '힌트' 얻어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과 연계
국내기업 첫 대출 100억 넘어
"삼성의 미소금융은 단순하게 돈만 빌려주는 대출 사업이 아닙니다. 삼성의 친구들을 만드는 '소통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63)은 저소득층에 무담보,무보증에 저리로 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 사업을 '소통'이라는 단어로 풀이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홍보맨'다운 답으로 들렸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이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말 삼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이 일정액을 출연해 만든 나눔 프로젝트다. 이 이사장은 지난 1년간 미소금융 현장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어보고 조금이나마 그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신문사 기자를 거쳐 1980년 삼성에 입사한 뒤 줄곧 홍보일을 해온 그가 사회봉사와 연을 맺은 것은 2009년 말 삼성사회봉사단장을 맡으면서다. 올해 초 출범한 삼성미소금융재단을 맡아보란 얘기를 들었을 때 적잖은 고민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하는 미소금융을 잘해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경기 수원에 있는 재래시장에 1호점을 열고 발로 뛰기로 했다. 홍보 전단지를 재래시장에 돌리고 다닌 지 몇 달 후.한 신문지면에 실린 미소금융 대출자의 이야기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시장에서 의류행상을 하고 있다는 어느 전직 공무원의 얘기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돌아봐주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다른 곳도 아닌 삼성에서 믿고 내게 돈을 빌려줬다. 삼성에서 나를 믿어줬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
이 이사장은 기사를 읽은 뒤 "미소금융이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재활을 돕는 것만이 아니라 삼성제품을 파는 것과 같은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있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삼성에서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미소금융 이용자의 얘기를 되새기면서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길로 '삼성'만의 미소금융 지원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미소금융을 이용할수록 '삼성을 사랑해주는 친구'가 더 많이 생긴다는 판단에서였다. 그가 찾아낸 방법은 '삼성 미소금융 프렌드십'.삼성사회봉사단을 통해 곳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미소금융 이용자와 엮어주는 일이었다. 삼성미소금융 홈페이지와 봉사단 홈페이지에 삼성미소금융에서 돈을 빌려 재기 노력을 하고 있는 가게들을 공개했다.
곧이어 삼성 임직원들의 지원사격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인근 직원들은 가방가게 등 대출자들의 상점을 방문해 물건을 팔아줬고 삼성사회봉사단은 대출자 가정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삼성 미소금융 서포터스'를 만들었다.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미소금융 이용자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공연관람을 지원하고 장애아동 돌봄,다문화가정 한글교육 등 1 대 1 형식의 맞춤형 봉사활동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지난 1년간의 노력에 힘입어 삼성미소금융은 지난 2일 기준으로 대출금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미소금융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 11곳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미소금융 출범 1주년을 맞아 업계 최초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삼성미소금융은 매년 3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경제적인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아끼지 않고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