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떠난 지방 신도시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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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장편소설 '꿈의 도시' 출간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지방 도시 사람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벌어진다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51 · 사진)의 신작 장편소설 《꿈의 도시》(은행나무 펴냄)가 번역돼 나왔다. 정신과의사 이라부의 좌충우돌 심리치료 행각을 다룬 코미디 소설 《공중그네》로 2004년 나오키상을 받은 그가 이번에는 양극화된 지방 도시의 인물 다섯 명을 그렸다.
《꿈의 도시》의 배경은 세 개의 읍이 합쳐져 생긴 가상 신도시 '유메노'다. 그들의 현실은 암울하다. 대형 아울렛과 패밀리레스토랑,파친코 같은 거대 자본이 경쟁하는 도시에서 재래 상가는 밀려난 지 오래다. 정치인은 중앙 무대로 진출할 시기만 노리고 젊은이들이 떠나간 도시에는 노인과 생활보호비를 받는 이혼 가정이 넘쳐난다. 불륜도 만연해 있다.
생활보호비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일하는 시청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는 무분별하게 지급되던 생활보호비 체제에 대한 감사가 임박하자 수급 대상자를 줄이기 위해 가정 방문에 나선다.
비도덕적인 사람들을 적발하려는 의도였는데 어느날 자신이 대상에서 제외시켰던 할머니가 얼어죽는 사건이 터지면서 난관에 부닥친다.
도쿄의 대학에 진학해 이곳을 벗어나려는 열일곱 살 여고생 구보 후미에는 갑자기 괴한들에게 납치된다. 노인들을 속여 값비싼 누전차단기를 파는 폭주족 출신의 세일즈맨 가토 유야는 이혼한 전처가 생활보호 대상자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갓난쟁이 아들을 떠맡게 된다.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는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야쿠자 형제와 결탁한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이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젊은이들,생활보호비에 의지하는 의욕없는 사람들,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주부들,인근에 들어선 대형 부품 공장을 따라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들….
각자의 사건을 독자적으로 서술하다가 서서히 연결고리를 드러내며 퍼즐처럼 짜 맞춰가는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불균형하게 발전한 일본 사회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인물들을 통해 삶의 본질과 희망을 재조명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51 · 사진)의 신작 장편소설 《꿈의 도시》(은행나무 펴냄)가 번역돼 나왔다. 정신과의사 이라부의 좌충우돌 심리치료 행각을 다룬 코미디 소설 《공중그네》로 2004년 나오키상을 받은 그가 이번에는 양극화된 지방 도시의 인물 다섯 명을 그렸다.
《꿈의 도시》의 배경은 세 개의 읍이 합쳐져 생긴 가상 신도시 '유메노'다. 그들의 현실은 암울하다. 대형 아울렛과 패밀리레스토랑,파친코 같은 거대 자본이 경쟁하는 도시에서 재래 상가는 밀려난 지 오래다. 정치인은 중앙 무대로 진출할 시기만 노리고 젊은이들이 떠나간 도시에는 노인과 생활보호비를 받는 이혼 가정이 넘쳐난다. 불륜도 만연해 있다.
생활보호비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일하는 시청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는 무분별하게 지급되던 생활보호비 체제에 대한 감사가 임박하자 수급 대상자를 줄이기 위해 가정 방문에 나선다.
비도덕적인 사람들을 적발하려는 의도였는데 어느날 자신이 대상에서 제외시켰던 할머니가 얼어죽는 사건이 터지면서 난관에 부닥친다.
도쿄의 대학에 진학해 이곳을 벗어나려는 열일곱 살 여고생 구보 후미에는 갑자기 괴한들에게 납치된다. 노인들을 속여 값비싼 누전차단기를 파는 폭주족 출신의 세일즈맨 가토 유야는 이혼한 전처가 생활보호 대상자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갓난쟁이 아들을 떠맡게 된다.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는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야쿠자 형제와 결탁한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이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젊은이들,생활보호비에 의지하는 의욕없는 사람들,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주부들,인근에 들어선 대형 부품 공장을 따라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들….
각자의 사건을 독자적으로 서술하다가 서서히 연결고리를 드러내며 퍼즐처럼 짜 맞춰가는 작가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불균형하게 발전한 일본 사회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인물들을 통해 삶의 본질과 희망을 재조명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