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차량은 뭘까.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MD)와 기아자동차의 K5가 눈에 띈다. 이 두 차종은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 자동차 시장을 주도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BMW 528의 대결이 뜨거웠다.


현대차 아반떼는 8월 출시돼 11월까지 국내 시장에 5만9854대가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본격적으로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한 9월부터는 매달 꾸준히 1만5000대 이상씩 판매됐다. 준중형차이면서도 중형차 수준의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게 업계의 중평이다. 아반떼는 1.6 감마 GDI(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140마력,최대 토크는 17.0㎏ · m의 힘을 발휘한다. 연비도 동급 모델 중 최고 수준인 ℓ당 16.5㎞에 달한다. 이 차량은 미국 최대 중고차 평가기관인 오토모티브 리스 가이드(ALG)의 잔존가치 평가에서 준중형차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K5는 쏘나타로 대변되던 국내 중형차 시장의 경쟁구도를 바꿔놓은 차다. K5는 출고 전 사전 계약물량만 6000여대에 이르는 등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6월과 7월엔 두 달 연속 판매량이 1만대를 넘었다. 차가 나온 지 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해 2~3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K5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이다. 절제된 힘이 느껴지는 앞모습,속도감과 함께 고급스러움이 녹아있는 옆모습,세련되고 안정적인 뒷모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5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 출시된 벤츠의 신형 E300은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다. 올 들어 11월까지 5663대가 판매돼 수입차 중 처음으로 연간 6000대 판매 기록을 세울 것이 유력하다. 단일 차종 6000대 판매는 올해 연간 9만대 수준이 예상되는 수입차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수치다. 수입차 판매법인 가운데 올 11월까지 6000대를 넘어선 회사는 BMW,벤츠,폭스바겐,아우디 등 4개뿐이다. 업계에서는 벤츠 E300의 우아함과 역동성이 절묘하게 결합된 디자인과 '프리 세이프'와 같은 첨단 안전사양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BMW 528 모델도 E300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11월까지 판매량은 4051대지만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E300에 뒤질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차량은 직렬 6기통 3.0ℓ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는 245마력의 최고출력과 31.6㎏ · 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BMW 528i의 매력은 6790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이다. BMW는 6세대 5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 대부분 시장에서 가격을 낮췄다.

도요타 캠리의 1~11월 판매량은 3814대로 4위인 폭스바겐 골프 2.0 TDI(2821대)를 1000대가량 앞서고 있다. 12월 판매량에 관계없이 사실상 수입차 3위를 확정한 셈이다. 리콜 사태에도 불구,캠리가 3위에 오른 것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인하 공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요타 기술력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도 캠리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