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JYP엔터 우회상장?
가수 박진영씨가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비(본명 정지훈)'의 소속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JYP엔터가 제이튠엔터 인수를 토대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이튠엔터는 27일 JYP엔터와 JYP엔터의 대주주인 박진영씨 등을 대상으로 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1335원에 신주 636만주를 발행하는 구조다. JYP엔터와 박씨 등이 407만주(54억원),나머지는 엠씨파트너스 등이 투자한다.

28일 증자 납입 후 JYP엔터 측은 제이튠엔터의 원영식씨(3.05%)를 제치고 총 18.5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JYP엔터 측은 이번 증자 참여가 정지훈씨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JYP엔터 관계자는 "정씨가 내년 군입대까지 연예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회사 경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며 "기존 JYP엔터의 역량을 합쳐 정씨가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2007년 제이튠엔터 지분 11.55%를 인수하며 대주주로 올라섰지만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보유 지분을 장내 등에서 모두 팔았다. 내년 정씨가 군에 입대하면 주 수익원이 없어지게 되는 제이튠엔터 입장에선 JYP엔터의 증자 참여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수익사업을 꾀할 수 있게 됐다. JYP엔터에는 원더걸스 2PM 2AM 미스A 등이 소속돼 있다.

증시에선 JYP엔터 측의 증자 참여가 코스닥시장 입성을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JYP엔터가 수년 동안 우회상장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만큼 제이튠엔터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우회상장 전문가는 "JYP엔터가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우회상장 심사를 받지 않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며 "내년부턴 코스닥 우회상장에 해당되는 기준이 확대된다는 점도 감안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JYP엔터는 지난해 46억원 손실을 포함,최근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제이튠엔터 관계자는 "유상증자 자금으로 회사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아직 우회상장을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제이튠엔터는 JYP엔터의 유증 참여 소식에 상한가인 1780원으로 치솟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