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쏘나타, 80년대 엑셀 이후 20만대 첫 돌파
터보 2.0 및 하이브리드 가세···내년 판매 확대 예고


현대자동차 쏘나타가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 '거침없이 하이킥'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 쏘나타는 미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2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20만대는 작년 대비 66%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쏘나타의 미 시장 성과는 올해 국내 판매량(11월까지 14만260대)을 앞지르는 것이다. 미 시장에서 국내 판매를 넘어선 것은 2007년 이래 3년 만이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이 같은 선전에 힘입어 미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이 처음으로 50만대를 넘어섰다.

◆국산 첫 컨슈머리포트 표지·신차 검색순위 24계단 상승·북미 올해의 차 유력

올 1월 미 판매에 나선 YF쏘나타는 경사가 꼬리를 물었다. YF쏘나타는 판매실적 외에도 미 언론의 연이은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주역으로 부상했다.

미 소비자 전문지인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8월 2011년형 자동차 특집호(New Car Preview 2011)에 쏘나타를 표지모델로 다루며 예의주시했다. 신형 쏘나타는 이전의 단조로운 차에서 아주 세련되고 스타일리쉬한 모델로 바뀌었다는 게 컨슈머리포트의 평가다. 국산차 중 컨슈머리포트 표지를 장식한 차는 쏘나타가 처음이었다.

컨슈머리포트는 이어 "신형 쏘나타는 기존 쏘나타의 뛰어난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탁월한 승차감과 핸들링, 우수한 연비를 달성해 경쟁사가 뛰어넘기 힘들 정도의 품질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칭찬했다.

달라진 YF쏘나타의 위상은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인 켈리블루북(KBB)이 지난 26일 발표한 '올해 신차 검색 순위 톱20'에서도 곧잘 드러난다. 쏘나타는 KBB 조사결과 지난해 29위에서 24계단 껑충 뛴 5위에 랭크됐다. KBB의 이 자료는 신차 구매자들의 자동차 브랜드 인지 성향을 알 수 있는 항목으로 쏘나타의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말해주는 단서가 되고 있다. 특히 YF쏘나타는 닛산 알티마 도요타 코롤라 BMW 3시리즈 등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요 모델보다 검색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쏘나타는 다음 달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수상작이 가려지는 '2011 북미 올해의 차'의 최종 후보에 올라 현재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포털인 오토블로그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사이트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간순위 결과에 따르면, 쏘나타는 설문에 참여한 1만8863명 중 8058명(42.7%)이 투표해 경쟁차인 시보레 볼트(42.3%)와 닛산 리프(14.9%)를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만일 쏘나타가 수상한다면 2008년 1월 제네시스가 국산차 최초로 영예를 안은 이래 두 번째다.

이밖에도 YF쏘나타는 지난 9월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별 5개을 얻었으며, 이 같은 품질향상에 힘입어 지난 11월에는 미 자동차전문지 '카앤드라이버'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차 톱10'에도 포함됐다.

최근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장은 "쏘나타는 현대차 브랜드를 격상시킨 대표주자"라며 "쏘나타가 올해 현대차 중 최고의 성과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美XY세대에 먹히는 디자인···판매 증대 주요인

올 들어 쏘나타의 미 시장 질주 배경은 뭘까. 업계는 경쟁업체인 도요타와 혼다가 리콜 악몽에 시달리는 사이 현대차의 품질 강화 노력이 플러스 알파가 된 것으로 분석한다. 정몽구 회장이 강조한 품질 최우선 경영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YF쏘나타는 새로운 직분사(GDi) 엔진을 얹어 기존 모델 대비 출력과 토크 등 동력 성능을 개선시켰으며 디자인 또한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글로벌 메이커에 뒤지지 않는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어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에선 쏘나타 디자인을 두고 호불호가 갈렸으나 미국에선 오히려 언론과 소비자들에게 디자인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내년 쏘나타 하이브리드까지 가세하면 연간 판매량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쏘나타는 리콜 탓에 실적 부진을 경험한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경쟁차종과 연간 10만대 안팎으로 판매 격차를 줄였다. 그동안 리콜 불명예를 얻은 도요타는 미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현대차 점유율은 2008년 3% 수준에서 올해는 4.7%까지 치솟았다.

2년 전 금융위기 이후 과거 큰 차를 선호하던 미국 운전자들이 지금은 쏘나타와 같은 세그먼트의 구매가 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미국 소비자들이 금융위기 이후 구매 차종의 다운사이징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로 3000cc 배기량을 타던 구매자들이 2000cc급 차량으로 교체하는 수가 상당히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또 쏘나타의 달라진 디자인과 품질이 판매를 늘리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베이비붐 세대는 튀는 디자인을 싫어했으나 현재 주요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의 XY세대(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는 YF쏘나타처럼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굉장히 선호한다"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및 품질 향상도 쏘나타 판매를 늘린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내년도 쏘나타 판매 전망과 관련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들이 아직 리콜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유럽차는 동급 세그먼트에서 판매되는 모델이 마땅히 없다"며 "미국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어 내년에도 쏘나타 판매는 꾸준히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대차는 YF쏘나타 외에도 내년부터 고성능 모델인 쏘나타 2.0 터보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본격 가세하면 연간 판매대수로 20만대 이상은 꾸준히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