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년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월가 금융사들이 내년 하반기 국채 금리가 상반기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내년 1분기에는 3.25% 수준을 기록한 뒤 하반기에는 3.75%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UBS는 내년 1분기에 3.2%,4분기에 3.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JP모건체이스는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내년 4분기 3.6%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경기 지표 개선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연초에도 경기 개선 기대로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였다.지난 4월5일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3.99%까지 올랐다.

하지만 남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불거진데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까지 겹쳐 하락세를 돌아섰다.안전 자산인 미 국채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벤 버냉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하기 전인 10월7일에는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2.38%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이날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3.40%로 보합세였다.기관투자가들이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보유 국채를 내다판 결과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채 상승 요인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소비와 생산이 살아나고 있고 고용시장도 안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질 수 있다.미 통화당국이 미 경제를 수렁에서 구하기 위해 시중 유동성을 많이 공급한 만큼 경제가 궤도에 들어서면 물가 상승 압력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도 중장기적으로 국채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적자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은 국채를 찍어내야 하기 때문이다.중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도 FRB의 통화정책에 부담을 줄 수 있다.주가 상승도 위험 자산 수요 증가를 부추겨 채권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물론 당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인플레이션율을 훨신 밑돌기 때문에 FRB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유로존의 재정위기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현상도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또 금리가 오르면 미 국채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하지만 월가 채권전문가들은 대체로 하반기로 갈수록 국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