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 연방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100개 가까운 중·소은행들이 다시 문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WSJ은 미 은행들의 3분기 재무상태를 살펴본 결과 98개 은행이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이는 지난 2분기의 86개보다 늘어난 것이다.

WSJ이 ‘위험한 상태’로 분류한 은행은 기본자본(Tier1)이 6% 이하거나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확충이나 자본상태 모니터링 명령을 받은 곳들이다.미 재무부가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통해 이들 98개 은행에 지원한 금액은 42억달러가 넘는다.

금융위기 당시 TARP가 만들어졌을 때 미 재무부는 상태가 양호한 은행만을 돕겠다고 했지만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의 상황을 볼때 지원을 시작할 때부터 상당수는 이미 안좋은 상황이었음을 시사한다고 WSJ은 전했다.TARP를 받은 은행 중 7곳은 이미 파산했다.이 때문에 TARP자금 가운데 27억달러가 손실이 났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은행들이다.98개 은행 가운데 중간 수준은 자산 규모가 9월 말 기준 4억3900만달러다.각 은행들이 받은 구제금융 액수는 평균 1000만달러다.

TARP를 관리하는 미 재무부 금융안전국의 데이비드 밀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규모가 작은 은행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며 “의회는 자산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은행들이 TARP 자금을 빌려쓸 수 있도록 했으며 정부의 TARP 투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미국 독립지역은행협회의 선임 규제담당관은 “작은 은행들은 회복이 더디다” 며 “큰 은행들은 TARP 이외 다른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사용할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은 금융위기 동안 수시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유동성 프로그램을 이용했다.초기에 TARP 구제금융을 통해 1250억달러를 받은 8개 은행과 금융회사들은 모두 지원받은 돈을 갚았다.

아서 윌마스 조지워싱턴대 법학교수이자 은행규제 전문가는 “TARP자금을 받은 소형 은행들은 위험한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에 허덕이고 있으며 시장에서 신규 자본을 조달하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