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대만의 포모사플라스틱그룹과 함께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에 진출한다.

SK에너지는 28일 서울 서린동 본사에서 김동섭 기술원장과 천성광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 부회장 등 두 회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ESS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모사는 지난 7월 미국 화학 학회가 선정한 세계 50대 화학기업에서 미국의 듀폰에 이어 7위에 오른 아시아 최대 석유화학업체다. 연간 매출 규모가 100조원대로 SK에너지와는 1997년부터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두 회사는 앞으로 SK에너지의 배터리 제조 능력과 포모사의 양극재 기술을 결합해 ESS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발전소에서 공급받은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곳으로 전송하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장치로,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이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올해 세계 시장 규모는 17억달러(1조9500억원) 수준이지만,2020년엔 412억달러(47조27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 9월과 10월 잇달아 미국 ESS 시장에 진출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ESS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비해 많게는 1000배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망간 등에 비해 안전성이 높은 포모사의 리튬인산철 양극재를 채택함으로써 ESS 개발이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모사는 양극재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덕에 낮은 원가로 대량 생산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