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전문지 '24/7월스트닷컴'은 28일 '미국인들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10대 브랜드'를 선정,발표했다.

월스트닷컴은 유력 브랜드의 몰락 원인으로 무엇보다 잘못된 경영을 꼽았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빅3'로 불렸던 크라이슬러는 1998년 경영난으로 독일의 다임러에 인수되면서 브랜드 정체성을 잃었고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2009년에는 파산보호 대상이 됐고 최근에는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에 지분 20%를 매각하기도 했다. 타이어업체 파이어스톤도 소극적인 리콜 대처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졌다. 미국 최대 군수용 타이어 공급업체였던 파이어스톤은 2000년 미국 포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러'에 장착된 타이어가 주행 중 파열,차량 전복 사고가 나자 결함을 부인했지만 동일한 사고가 계속 보고되면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타이어 650만개를 리콜했다.

시장 경쟁에서 패한 것도 당연히 브랜드 몰락의 원인.컴퓨터업체 델은 1996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으로 컴퓨터를 판매하면서 1998년 8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순항했지만 경쟁사인 휴렛팩커드가 2006~2007년 글로벌 판매망을 확충하고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동안 제품 개발에 실패,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1980년대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였던 리복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잇따라 기용하며 발생한 마케팅 비용을 제품에 반영하면서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경쟁사보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 리복은 2006년 결국 아디다스에 인수됐다.

시장환경 변화도 또 다른 원인이다. 대중적인 커피 브랜드로 유명했던 맥스웰하우스커피는 에이트어클락 등의 저렴한 커피를 선호하는 층과 네스프레소 등 고급 커피를 선호하는 쪽으로 소비자들의 취향이 양분되자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1990년대까지 미국 내에서 유료 독자 420만명을 보유했던 타임지도 인터넷 매체가 늘어나면서 최근 350만명으로 독자가 줄었다.

월스트닷컴은 이 밖에도 대형 유통 체인인 케이마트,시계업체 타이멕스,투자자문사 메릴린치,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이스페이스 등을 미국에서 인기가 떨어진 브랜드로 꼽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