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올해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는 물론 상승 과정까지 정확히 맞춰 주목받고 있다. '족집게' 전망의 비결은 '체계적인 분업'과 '수평적인 조직'에 있었다.

토러스증권은 지난 6월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 21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후 이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6월 말 코스피지수는 1698.29였고,다른 증권사들은 하반기 목표지수로 최대 1950 정도를 제시했었다. 토러스는 증시 상승 과정도 정확히 내다봤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로 선진국 유동성이 풍부해지고,이 유동성이 중국 성장의 수혜를 보는 아시아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연말에는 미국 경기 회복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는 이 예측처럼 10월까지는 화학 기계 등 중국 관련주가 치고 나갔고,연말이 되자 선진국 영향을 많이 받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주도주 자리를 되찾았다.

토러스 투자전략팀은 증권가에서 '독수리 오형제'로 통한다. 김승현 센터장(이코노미스트),이원선 이사(계량 분석),오태동 투자전략팀장(장기 전망),이경수 투자분석팀장(단기 시황),박중제 연구원(테마) 등 다섯 명이 각자 맡은 분야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어 붙은 별명이다. 김 센터장은 "다른 리서치센터는 팀장이 전체적인 견해를 짜면 이코노미스트나 계량 부문도 거기에 맞춰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보통이지만 토러스는 다섯 명이 동일한 위치에서 의견을 내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각자 맡은 분야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자신의 견해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보다 정확한 전망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수평적인 조직도 강점이다. 김 센터장은 리서치 책임자로서 전체 조직을 관리하지만 투자전략팀에선 한 명의 전략가일 뿐이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애널리스트 경력 4년차인 박 연구원도 리서치센터를 대표하는 전략을 매주 내놓을 정도다.

'족집게' 전망을 내기 위해 매일같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다섯 명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주간 · 월간회의뿐이다. 대신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메신저로 쪽지를 보내거나 직접 관련된 사람에게 찾아가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정리한다.

토러스증권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연초 2400선까지 상승한 후 선진국의 재정 부실 이슈로 조정받는 '상고하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 외에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는 아직 낮은 은행주를 유망주로 꼽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