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역 광장 집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민주당의 1차 장외투쟁에 대한 당내 빅2의 득실 평가는 갈린다.

원외 당 대표인 손학규 대표는 투쟁의지와 진정성을 부각시켰고 정동영 최고위원은 자신의 전문분야인 대북 문제에 대해 일관성 있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 대표는 무엇보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늘 아킬레스건이었다. 손 대표는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는 발언으로 조성된 갈등 기류를 장외투쟁으로 돌파했다. 이번 20일간의 장외 노숙투쟁은 손 대표에게 강경한 제1야당 대표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손 대표가 '국민 속으로'를 외치며 직접 서명운동과 가두시위에 앞장서는 등 강한 야당 대표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전문분야인 북한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장외투쟁 중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북 정책의 중요성이 부각된 게 그에겐 좋은 기회였다. 정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향해서도 "햇볕정책은 민주당이 계승 발전시켜야 할 한반도 평화의 기본 정책"이라고 공격하며 차별화했다. 한때 '개성동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그는 남북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고통이 크다며 방북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처음엔 왜 대표가 밖으로만 도느냐는 불만도 있었지만 국민 속으로 가서 밑바닥을 훑는 전략이 먹히는 것 같다"며 "지도부 내의 미묘한 경쟁도 당내 경선을 앞두고 당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