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 발주물량이 줄어들면서 건설업계 수주규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계가 올 들어 10월까지 수주한 공공공사 물량은 30조311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6조6214억원에 비해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목공사는 20조3574억원으로 41.3%,건축공사는 9조9537억원으로 16.6% 각각 감소했다.

건설사들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수주체감 경기는 이보다 휠씬 좋지 않다. D건설 공공수주팀 관계자는 "올해 발주물량 자체가 작년의 절반도 안됐다"며 "물량이 감소한 데다 주택부문 부진을 보전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공사 수익률이 나빠진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견업체들이 대부분 수주하는 공공주택공사 물량도 급격히 줄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성 재검토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일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상당수 중견기업은 자체 주택개발사업과 LH 발주 주택공사가 수주물량의 대부분인데 미분양과 수주부진으로 경영난을 우려하는 곳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공공공사 발주 빈곤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경쟁을 벌이면서 건설업계 전반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공사비 10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공사 설계 · 시공 일괄입찰에는 항상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예정가의 60%대에 낙찰받는 초저가 낙찰이 속출했다. 우선 일감부터 확보하려는 건설사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내년에는 공공공사 발주가 아예 없는 상황이어서 기존에 수주한 공사만으로 한 해를 넘겨야 할 상황"이라며 "대형업체들은 해외건설과 주택시공,원자력 · 플랜트 등으로 견뎌내겠지만 중견업체들은 계속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