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 7공주' 등 히트종목으로 올해 증시를 달군 투자자문사 대표들은 내년에도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0% 넘게 상승한 코스피지수가 3년 전 사상 최고치(2064.85)를 갈아치우는 등 새로운 기록을 써나갈 것이란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금융 · 건설주가 '투톱'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자동차 · 화학 · 정보기술(IT)주도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지수 최고치는 2300~2550

자문사 대표들은 내년 국내외 여건이 양호해 코스피지수가 2300~255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낙관했다. 내년 증시 상승을 이끌 동력으로 △풍부한 유동성 △미국 경기 회복 △기업 순이익 증가 등을 꼽았다. 다만 주가 상승 흐름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올 들어 자문형 랩 인기를 주도한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에 들어간 상황에서 기업 순이익은 110조원으로 탄탄한데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주가는 1분기부터 어닝시즌마다 계단식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재형 창의투자자문 대표는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을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년에 7%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이를 감안하면 지금도 코스피지수 2200 돌파가 가능하다"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한두 차례 조정을 거친 뒤 역사적 고점을 뚫는 상승세가 전개되고 다시 여름 휴가철 전후로 숨고르기를 거쳐 점진적인 재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문사 대표들은 몇 차례 조정을 거치면서도 증시의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란 전제를 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중국 긴축정책의 강도 △과잉 유동성의 흐름 등 변수에 따라 증시 조정의 시기와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치투자 전문가인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부동산 시장 버블 때문에 예상보다 저조하고,미국과 일본 국채시장에서 형성된 버블의 붕괴 가능성이 대두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 건설주 유망

내년에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것이므로 큰 흐름에서 소외된 종목에 대한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게 자문사 대표들의 충고다. 올 들어 대우 · 현대증권의 자문형 랩 중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레오투자자문의 김상백 대표는 "내년에는 외국인과 자문형 랩의 자금이 흘러드는 대형주가 수급 측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개인들은 소형 종목을 들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업종별로는 올해 덜 올랐던 은행과 건설업종이 수익률 '키맞추기'를 하면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임 자금으로 올해 최고 수익을 낸 윤재현 파레토투자자문 대표는 "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대폭 쌓아 내년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지겠고,올해 바닥을 지나고 있는 건설주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에서는 삼성증권 메리츠화재 KB금융 대우증권 등이,건설 부문에서는 GS건설 KCC건설 등이 각각 자문사 톱픽(최선호주)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현대차 LG화학 삼성전자 등 자동차 · 화학 · IT주도 내년에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식투자를 제외하면 원유 금 곡물 등 원자재 투자가 유망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 대표는 "공산품의 원료로 쓰이는 상품과 원유가 유망한 투자대상"이라며 "MIKT(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주식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