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수화 · 사진)의 펀드 매매확인 · 결제시스템인 펀드넷이 환매 홍수 속에서도 해외 투자펀드 수 증가를 불러오는 등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펀드넷이 지난해 미국 펀드정보 회사인 옴지오와 제휴한 덕분에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투자펀드 운용이 편리해지고 거래비용도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2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펀드넷이 옴지오와의 연계서비스를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말 1462개에 머물던 해외 펀드 수는 지난 22일 현재 1583개로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1% 늘어나는 데 그친 전체 펀드 수와 비교하면 높은 증가율이다. 해외펀드 설정액이 64조4076억원으로 작년 8월 말보다 17%나 감소한 점을 감안하고 보면 펀드 수 증가세는 더 뚜렷해진다.

펀드넷은 펀드 설정,기초자산 매매,환매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전산망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핵심기능인 기초자산 운용은 클릭 한 번으로 운용지시와 결과를 자산운용사와 판매사가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펀드넷이 구축되기 전인 2004년 이전에는 팩스나 이메일을 통해 일일이 주고받았어야 할 내용이다.

여기에다 옴지오와의 제휴로 인해 펀드넷에서 외화증권의 매매 확인과 운용지시 업무도 가능하게 됐다. 김하영 한국투신운용 과장은 "해외에 있는 브로커와 매매내역을 팩스로 교환하다 보면 주문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펀드넷에서 자산을 운용하면서 거래속도와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거래비용이 줄어든 것도 주목받고 있다. 개별 자산운용사가 옴지오와 별도 계약하면 연 1억1000만원을 시스템 사용료로 부담해야 하지만 펀드넷을 통하면 2014년까지 무료,그 이후에는 연 2100만원만 내면 된다.

이수화 예탁결제원 사장은 "유럽 증권결제 기관인 유로클리어와 올 2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외국펀드의 주문 전송과 자금결제 기능도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