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식빵 파문’ 후 '시장표 통큰빵’ 인기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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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점 7개 경쟁하는 사당동 남성시장 돌아보니...
3개에 1000원 동네빵집 반사이익…"빵 안팔리는 성탄절에도 없어서 못팔아"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와 관련한 '쥐식빵'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싼 가격을 무기로 한 동네빵집의 ‘시장표 통큰 빵’이 소비자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식빵 사건에 대한 반사이익인 셈이다.
통큰 빵은 동네 재래시장 빵집에서 즉석으로 만드는 저렴한 베이커리다. 유명브랜드 빵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해 온라인에서 시장표 통큰 빵으로 불리고 있다.
소보루빵의 경우 유명브랜드 베이커리인 P사와 T사는 모두 800원이지만 통큰 빵은 330~500원대에서 팔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남성시장.
남성시장은 반경 100m 내에 5개의 동네빵집과 대형 체인점 2곳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대표적인 '빵거리'로 꼽힌다.
시장 안 한 동네빵집 앞에는 한 아름씩 빵을 산 사람들로 북적였다.
빵 5개를 2000원에 파는 ‘빵 굽는 동네’ 사장은 “원래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케이크를 제외한 빵이 잘 팔리지 않지만 올해는 빵이 없어서 못 팔았다”고 말했다.
팥빵과 소보루빵이 500원씩인 제과점 ‘몽마’ 대표는 “쥐식빵 사건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매출이 20%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아직 쥐식빵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당업체 빵은 안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꺼림칙한 게 사실”이라고 매출 증가의 원인을 분석했다.
통큰 빵의 수요 증가는 시장상인들의 말처럼 유명 제과브랜드에서 불거진 위생문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빵 굽는 동네’를 찾은 윤현숙씨(50)는 “그간 위생적인 문제 때문에 대형 체인점에서 빵을 샀지만 쥐가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시장에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단골고객이라는 박민주씨(29)는 “처음엔 가격이 너무 싸 의심했지만 즉석에서 빵 만드는 걸 지켜볼 수 있어 위생문제도 안심”이라고 밝혔다.
시장빵집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쥐식빵 사건 이후 브랜드빵을 멀리하게 됐다고 답했지만 빵 구매패턴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통큰 빵을 구입한 강수연씨(30)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시장빵을 사는 것이지 체인점의 위생을 못 믿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며 “쥐가 식빵에 통째로 들어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을새씨 또한 “나도 주변사람들도 파리바게트 빵에 쥐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요즘도 예전처럼 체인점에서 빵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