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꿈틀거리면서 골드만삭스 등 일부 월가 금융사들은 올해 4%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11월 중 소비는 전달에 비해 0.4% 증가했다. 10월에는 0.7% 증가해 작년 12월 소비가 정체하고 4분기 소비 증가율이 연율 환산 4%(인플레이션 조정 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이후 가장 급속한 소비 증가율이다.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는 작년 12월 74.5로 전달의 71.6보다 높아졌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소비 지표에 비춰볼 때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적어도 3.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4.5%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급여세를 2%포인트 낮춘 점도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또 소매 판매,산업생산,공장 주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최초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감소하는 등 고용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점도 미국 경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부양 효과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스스로 확장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국 경제가 4%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탄 굴스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 효과를 감안해 민간에서 올 경제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변수들도 적지 않다. 주택 시장이 여전히 취약해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면 미국 가계 자산 가치가 하락해 결국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세계 금융 시장에 먹구름이 끼면 미국 경제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 밖에 주정부를 포함한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로 인한 파산 가능성 우려도 올 한 해 미국 경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비록 미국 경제가 4%대 성장해도 실업률은 느리게 떨어질 전망이다. 알란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는 "4%의 성장률을 기록해도 올해 실업률은 1% 이내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고든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미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지방정부의 재정 불안과 건강보험료 비용 증가 등 장기적 재정 문제가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