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전문회사인 세미텍(대표 김원용)은 2007년 윤리준법방침 및 윤리강령실천지침을 제정했다. 거래하면서 알게 된 고객사의 정보보호를 위해 윤리경영에 나선 것.매년 6월을 윤리준법의 달로 지정했고,온 · 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윤리의식을 높였다. 윤리준법경영 선포식과 윤리준법서약서도 작성토록 했다.

이런 노력은 거래처와의 탄탄한 유대관계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 구매처인 하이닉스반도체도 전문가를 보내 교육하고 시스템 구축을 도와주는 등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명절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은 윤리경영의 실천 사례다. 김원용 대표는 "윤리경영 실천은 거래기업과의 관계를 탄탄하게 한다"며 "생산성 향상과 공급 확대를 가져와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11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사회적 책임경영(CSR)에 대한 인식 부족과 실행시스템 부재,인적자원 부족 등으로 독자적인 사회적 책임경영 활동이 어렵다. 하지만 세미텍처럼 회사 상황에 맞는 사회적 책임경영에 나서는 중소기업들은 거래기업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사세를 키우고 있다.

철강재 등을 운송하는 영일기업(대표 정봉화)은 사회적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성과 향상은 물론 거래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운송업 특성상 '직원의 안전'을 모토로 정한 이 회사는 생활관을 건립해 직원과 가족을 위한 복지시설로 활용하는 등 복지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거래기업인 포스코도 QSS(Quick Six Sigma)를 실천하도록 도왔다. 이는 운송시간의 10% 단축을 가져왔고,포스코의 서비스 경쟁력도 향상돼 거래물량 확대로 이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거래관계 강화를 통해 1인당 생산성이 매년 10% 이상 올라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향료와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키멕스(대표 김창고)는 환경경영을 위해 직원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공정도 청정생산시스템으로 바꿨다.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휘발성 향료물질을 일정한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냉난방 시스템도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재고비용 감소,불량저감 등의 효과를 가져와 거래기업인 애경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등 거래관계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