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아스피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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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은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약으로 꼽힌다. 워낙 다양한 증상에 효과가 있어서다. 해열 진통제의 대명사로 군림한 지 오래고 항염,항류머티즘제로도 쓰인다. 혈전을 억제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까지 예방한다. 최근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존 래드클리프 병원의 피터 로스웰 박사는 저단위(75~100㎎) 아스피린을 매일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21%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보고서 8건을 분석한 결과다. 복용기간이 5년 이상이면 모든 종류의 암에 의한 사망위험이 34%나 줄었단다. 사망위험 감소효과는 식도암이 60%로 제일 컸고 위장관암 54%,대장암 40%,폐암 30% 등이었다. 이쯤 되면 만병통치약에 가깝다. 값도 싸다 보니 하루 1억알 이상씩 소모된다는 통계도 있다.
아스피린의 역사는 2500여년쯤 된다. 기원전 5세기 무렵 히포크라테스가 아스피린의 원료인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즙을 사용해 통증을 다스렸다고 한다. 동의보감 등 한의서에도 버드나무 껍질을 달여 먹으면 진통효과가 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요즘 같은 형태의 아스피린을 개발한 사람은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다. 관절염을 앓던 부친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진통제 개발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1897년 순수한 형태의 아세틸살리실산을 합성해냈고,2년 후 정식 약품으로 등록했다.
효능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도 그치지 않는다. 이번엔 영국 카디프대 전염병학 피터 엘우드 교수가 "아스피린은 심장병과 뇌졸중은 물론 암 예방에까지 효능이 입증된 기적의 약"이라고 주장하면서 불이 붙었다. 영국 왕립제약협회는 즉각 "위장출혈 위험이 높아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엘우드 교수는 "심장병과 뇌졸중의 치사율은 40%나 되는 데 반해 아스피린 과다복용으로 인한 출혈은 수혈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스피린처럼 광범위한 질병의 예방 · 치료에 효험이 있으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은 흔치 않다. 반면 위장장애나 출혈,지혈저해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효과를 더 높이고 부작용은 줄여 '천하의 명약'으로 쓰일 날이 왔으면 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영국 존 래드클리프 병원의 피터 로스웰 박사는 저단위(75~100㎎) 아스피린을 매일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21%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보고서 8건을 분석한 결과다. 복용기간이 5년 이상이면 모든 종류의 암에 의한 사망위험이 34%나 줄었단다. 사망위험 감소효과는 식도암이 60%로 제일 컸고 위장관암 54%,대장암 40%,폐암 30% 등이었다. 이쯤 되면 만병통치약에 가깝다. 값도 싸다 보니 하루 1억알 이상씩 소모된다는 통계도 있다.
아스피린의 역사는 2500여년쯤 된다. 기원전 5세기 무렵 히포크라테스가 아스피린의 원료인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즙을 사용해 통증을 다스렸다고 한다. 동의보감 등 한의서에도 버드나무 껍질을 달여 먹으면 진통효과가 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요즘 같은 형태의 아스피린을 개발한 사람은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다. 관절염을 앓던 부친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진통제 개발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1897년 순수한 형태의 아세틸살리실산을 합성해냈고,2년 후 정식 약품으로 등록했다.
효능과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도 그치지 않는다. 이번엔 영국 카디프대 전염병학 피터 엘우드 교수가 "아스피린은 심장병과 뇌졸중은 물론 암 예방에까지 효능이 입증된 기적의 약"이라고 주장하면서 불이 붙었다. 영국 왕립제약협회는 즉각 "위장출혈 위험이 높아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엘우드 교수는 "심장병과 뇌졸중의 치사율은 40%나 되는 데 반해 아스피린 과다복용으로 인한 출혈은 수혈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스피린처럼 광범위한 질병의 예방 · 치료에 효험이 있으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은 흔치 않다. 반면 위장장애나 출혈,지혈저해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효과를 더 높이고 부작용은 줄여 '천하의 명약'으로 쓰일 날이 왔으면 한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