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도 희토류 수출쿼터를 크게 줄이기로 한 데 대해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는 등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산 옥수수 사료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착수키로 해 양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내년 1월19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위안화 절상 압력 등을 약화시키기 위한 중국의 기선잡기용 공세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8일 중국이 내년 상반기 희토류 수출쿼터를 올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나 줄이기로 한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USTR은 성명에서 "관련 당사국들과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해 일본 유럽 등 희토류 수입국들과 함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USTR은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계속될 경우 WTO 등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 상무부는 내년 상반기 희토류 수출쿼터를 1만4446t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물량은 2만2282t이었지만 하반기에는 7976t이었다. 상무부는 "연간 수출쿼터는 아직 협의 중이며 상반기 물량으로 연간 수량을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수출쿼터 감소폭이 1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희토류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출물량 제한으로 희토류 가격은 근래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휴대폰에 사용되는 네오디뮴 산화물 가격은 지난해 말 ㎏당 19.12달러에서 88.5달러로 4배 이상 뛰었다. LCD(액정표시장치)에 쓰이는 세륨,광학렌즈 원료인 란탄도 같은 기간 6~7배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중국이 내년 희토류 수출쿼터를 3만t으로 제한할 경우 일본은 연간 1만1000t의 공급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옥수수 사료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상무부는 미국산 옥수수 사료가 중국산보다 t당 45~50달러 정도 저렴하다"며 "저가 공세로 중국의 관련 산업에 피해를 끼쳤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올해 수입한 옥수수 사료는 300만t으로 지난해의 64만t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