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제외…영종도 부동산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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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중개업소 '날벼락' … 미분양 많은 '하늘도시' 타격
새만금·군산도 매수세 뚝
새만금·군산도 매수세 뚝
29일 오후 인천광역시 영종도 운북동 공원묘지 맞은 편.조립식 주택과 빌라 수십 채가 황량하게 서 있고,용도가 불분명한 건물도 도로변 곳곳에 들어서 있었다. 공사가 덜 끝난 건물도 눈에 띄었다.
영종초등학교와 가까운 중산동 논골 일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논 밭 사이로 서너 채씩 신축 주택들이 지어졌다. 비어 있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방치된 곳도 있고,논 한 가운데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집도 있었다.
영종도 부동산 시장에 경제자유구역 해제가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해제 대상지에 포함된 운북 · 운남 · 중산동 일원 1180만㎡(357만9500평)는 투기목적의 개발이 극성을 부렸던 곳이다.
◆급매물 속출 우려
인천국제공항 주변 일부와 영종하늘도시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에서 제외되는 영종도에는 이날 냉기만 감돌았다. 마구잡이 개발로 땅값만 오르고 매수세는 오래 전에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자유구역 해제' 악재까지 겹쳐 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운서동 어울림공인의 김서중 대표는 "투기가 극성을 부려 3.3㎡당 30만~40만원 하던 농지가 2~3년 전 100만~130만원으로 뛴 후 거래가 거의 되지 않는다"며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나온 급매물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종하늘도시도 타격이 우려된다. 낮은 사업성으로 건설사들이 분양을 늦추거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용지 반납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변지역 개발 잠재력마저 사라진 탓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미분양이 많은 영종하늘도시만 경제자유구역으로 남았는데 누가 아파트를 구입하겠느냐"며 "상당수 건설사들이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배후단지도 문의 '뚝'
해제지역이 개발이 어려운 구릉지나 그린벨트가 상당수인 부산 · 진해경제자유구역의 마천과 보배북측 등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
하지만 새만금 경제자유구역 군산배후단지 등에선 매수 문의가 사라지고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군산시 수송동 오성공인의 전성권 대표는 "새만금 개발에 대한 기대로 군산배후단지 농지가 1~2년 사이 3.3㎡당 40만~50만원으로 올랐는데 이번 발표로 매수세가 뚝 끊겼다"고 전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투자유치가 겉도는 상태에서 경제자유구역 축소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LH의 사업구조조정과 맞물릴 경우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규제 풀려 개발에 속도낼까
경제자유구역 해제로 급매물이 넘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이 지지부진한 탓에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면 오히려 토지형질 변경이나 건물 신 · 증축이 수월해져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일부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경제자유구역 해제 요구가 빗발쳤던 이유 중 하나가 개발은 지지부진하고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았던 탓"이라며 "해제 뒤에는 거래와 개발이 활성화돼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종도=이승우/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