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러스투자증권은 29일 올해 주식시장이 불편했던 이유로 주가와 경기의 불일치를 꼽았다. 또 2011년의 증시의 진짜 악재는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이 증권사 오태동 연구원은 "올해처럼 주가와 경기가 일치하지 않았던 때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2004년과 2007년이 대표적 사례"라며 "2004년에도 주식시장은 횡보했고 2007년은 급등 후 붕괴국면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상승한다면 이후에는 후유증을 동반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라며 "내년도 초반에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주식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화두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가와 경기가 엇박자를 보였음에도 한국 기업들이 높은 이익창출 능력을 발휘했고 현저하게 저평가된 주식시장이 미국의 경기부양의지와 유동성의 힘에 의해 제값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고 오 연구원은 설명했다.

때문에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코스피 2000선은 경기와 무관하게 주식시장이 도달 가능한 영역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금부터 주식시장이 기업이익 전망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면 주식시장은 프리미엄을 부여받는 영역으로 진입한다"며 "주식시장이 프리미엄을 받기 위해서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경기가 둔화국면에서 탈피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내년 주식시장의 진짜 악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신호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경기회복은 야누스의 얼굴과 같다"며 "경기회복 초기와 중기까지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을 상승시키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경기회복이 실물부문으로 확산된다면 오히려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가 골디락스 환경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이미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은 인플레이션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진짜 악재의 출현과 관련해서 지금부터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비교적 자유로운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 기간에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국지적일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