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글로벌 석유업계가 내년 석유·천연가스 탐사 및 채굴에 5000억달러 가까운 돈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0년간은 각국 국영 석유회사들이 설비투자 등 자본지출을 주도해 왔으나 내년에는 서구의 대형 석유기업들이 투자를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바클레이즈의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웨스트는 “유가가 어느정도 오른 상태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도 경기침체 모드에서 벗어나면서 더 많은 원유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새로운 유전과 생산플랫폼,기타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출이 내년에 총 49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올해 대비 11% 가량 증가한 수치다.바클레이즈는 이같은 수치가 402개 회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산출된 것이며 비용 증가의 상당 부분은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에서의 유전개발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손모빌과 로열더치셸,셰브론,BP 등 대형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내년 석유 탐사·개발 관련 투자는 올해보다 16% 늘어난 1086억달러로 추정됐다.특히 셰브론은 내년에 호주 서부와 남중국해,멕시코만 등지에서 심해탐사를 포함해 자본지출을 29% 늘릴 것이라고 이달 초 발표했다.

WSJ은 올해 BP사의 유정에서 발생한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에도 불구하고 심해 유전개발이 크게 타격을 받지않았다고 전했다.올해는 25개의 새로운 심해 유정이 시추됐고 내년에도 35개가 예정돼 있다.

석유회사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는 것은 유가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국제 유가(WTI 최근월물 기준)는 지난 22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008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이후 90달러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29일엔 전날보다 37센트(0.4%) 내린 배럴당 91.1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현재 유가수준이 적정하며 공급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애널리스트들은 내년에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