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는 "지금의 경제위기는 리셋(reset)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우리의 사회,경제에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이 사실을 이해한 사람들은 발전의 길을 가고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리셋'은 새로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파워버튼을 눌러 시스템을 재가동하는 것이 리셋이다. 산불이 나면 많은 나무들이 타버려서 아깝긴 하지만 지나치게 밀집된 나무들이 사라지는 대신 넓은 공간이 생겨 새로운 식물이 자라게 된다.

마찬가지로 경제도 위기를 통해 스스로 리셋한다. 미국은 1870년대의 경제위기로 첫 번째 리셋을,1930년대의 대공황을 겪은 후 두 번째 리셋을 경험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규모 경제위기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극복과 발전을 도모했다. 그 위대한 변화의 시기를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이라고 부른다.

이 책 《그레이트 리셋》은 과거 경제위기 시대를 돌아보고,어떤 변화를 통해 위기에서 탈출했는지 핵심 요소들을 찾고 분석한다. 아울러 경제,사회의 리셋 원인과 리셋을 더욱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프레임을 제시한다. 또한 이런 변화에 수반되는 물질적 · 인간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소개한다.

진정한 리셋은 경제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에드먼드 펠프스 교수는 "붐 이후에 경기침체가 오고,그 침체가 획기적인 붐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위기가 발명을 가속화하고 그 발명품들이 새로운 산업들을 양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9세기 미국 특허 발명품을 연구한 한 경제학자는 수많은 발명품들이 1870년대에 탄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차 리셋 기간에 이뤄진 기술혁명은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토머스 에디슨의 전구발명 및 교류기술 혁신,조지 웨스팅하우스의 변압기 및 직류기술 혁신 등이 모두 이 기간에 탄생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처음 선보인 것은 1876년,에디슨의 축음기는 1877년에 나왔다. 신문이 등장하고,서적 인쇄에서 중요한 주조 식자 기술이 출연한 것도 바로 1880년대였다.

미국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큰 경제위기를 겪었고 국민들은 리셋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먼저 내 집 마련이란 관념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지출과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게 되었다. 과시욕은 사라지고 정의로운 구매행동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려는 '시민 소비자(citizen consumers)'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구매기준이 달라진 것을 파악한 기업에서는 신속하게 마케팅 방법의 변화를 시도했다. '빨간색을 사고 생명을 구하자'라는 갭(Gap)의 광고 캠페인이나,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본뜬 초콜릿 같은 상품의 등장은 책임감 있는 시민이라는 새로운 사고를 보여주려는 사람들을 겨냥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레이트 리셋은 19세기와 20세기 경제사에 획을 긋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많은 발명품들은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거대한 신종 산업들이 위기 속에서 등장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어떻게 더 나은 경제와 삶을 가꿀지는 '그레이트 리셋'을 해야 하는 우리들의 몫이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