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품 시장에서 제과와 수산업체는 선전한 반면 설탕과 라면업체는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들은 올해 경기회복이 제품 판매 증가로 이어졌고,사조산업 등 수산업체들도 일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CJ제일제당 등 설탕업계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원료인 원당 국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라면도 제품가격 인하에다 판매량마저 줄어들면서 한파를 맞았다.

◆제과 · 수산은 두 자릿수 성장

롯데제과는 올해 매출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14%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영업이익도 1400억원 선에 달해 작년보다 25%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올해 국내 경기회복과 함께 과자 빙과 등 주력 품목들의 판매량이 고르게 증가한 결과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 중 하나인 빼빼로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4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났다. 같은 기간 파이류도 16% 증가한 650억원어치가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올 여름 폭염의 영향으로 월드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지난 2년간 정체를 보였던 빙과류 매출도 올해는 6%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오리온도 지난해 5978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17% 정도 늘어나 7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영업이익도 600억원을 웃돌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오감자와 포카칩 매출이 크게 늘고 프리미엄 브랜드인 닥터유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며 "특히 초코파이 고래밥 등은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수산업체들의 성적도 좋은 편이었다. 횟감용 참치를 일본에 주로 수출하는 사조산업은 '엔고(高)'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는 연간 참치 어획량(1만5000t)의 80% 선인 1만2000t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올 매출과 영업이익은 3500억원과 357억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각각 7.8%와 54.5% 늘어날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캔참치 1위 업체인 동원F&B는 올해 국내 식품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 1조 클럽'에 신규 가입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30%가량 늘어난 1조5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1월 계열사였던 동원데어리푸드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다 동원참치 양반김 등 주력 제품의 고객이 중 · 장년층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탕 · 라면은 고전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제당 3사는 올해 이익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국제 원당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높아진 원가를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해 설탕 부문에서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바이오 사업 등을 함께 벌이는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7%대에 그치지만,삼양사와 대한제당은 각각 36%와 59%나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면 업계도 고전했다. 올 2월 라면값을 최대 7.1% 내린 데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34억8000개에 달했던 국내 라면 판매량이 올해 34억개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우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제품 판매가 반영 및 해외시장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식품업체들의 명암이 갈렸다"고 지적했다.

김철수/심성미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