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생산공정'은 제조업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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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완성품 조화 이룬 삼성전자
'日 반도체수주' 입지 강화 好機
'日 반도체수주' 입지 강화 好機
최근 일본 도시바가 삼성전자에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 최강으로 평가를 받았지만,시스템 LSI와 같은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부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근래 갤럭시S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허밍버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탑재돼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큰 성공을 거두면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또한 새해에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플레이어에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도시바가 삼성전자에 시스템 LSI를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많은 일본 기업들이 외주생산 비율을 높이고 있다. 도시바의 TV부문 외주비율은 이미 60%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소니 또한 외주비율이 59%까지 올라갔다. 파나소닉도 외주비율을 높이기로 결정한 상태다. 후지쓰의 경우 대만의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길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의 외주생산 결정은 원가 절감을 통해 완성품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주비율을 높이는 건 경영적인 의사결정 영역이므로 추후 사업 실적을 통해 평가되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제조업이 핵심인 기업이라면 '생산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우선 생산공정의 경쟁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생산공정이야말로 제조업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가장 앞서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생산성이 뛰어나다. 또한 뛰어난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그래서 국내 업체들의 경우 반도체산업이 불황일 때는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이고 호황일 때는 큰 수익을 벌어들인다. 기술경쟁력이 원가경쟁력을 불러오는 것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외주생산을 결정한 일본 기업들은 이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부품 경쟁력과 세트(완성품) 경쟁력의 조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비메모리,LCD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전,TV,휴대폰,컴퓨터, IT기기 등 수많은 세트를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전자업체들 중 유일하게 부품과 세트를 함께 만드는 기업이다. 너무나 많은 부품과 세트를 생산하기에 자칫하면 무거운 덩치로 인해 시장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지만,삼성전자는 특유의 순발력을 앞세운 경영을 통해 오히려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갤럭시탭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로 인해 태블릿 시장이 개화되면서 수많은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졌지만,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해 아이패드의 경쟁자로 이슈화한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자사에서 곧바로 부품을 조달해 세트의 생산을 결정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갖춘 삼성전자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전자업계는 외주생산의 대가 애플,그리고 부품과 세트 생산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삼성전자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뼛속까지 제조기업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전사 제조기술 지원조직을 부품 지원 중심의 생산기술연구소와 세트 지원 중심의 제조기술센터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이는 부품과 세트 기술의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렇듯 제조에 집중하는,아니 그 이상의 수준으로 집착을 하는 삼성전자의 행보는 전 세계 전자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조기업이라면 제조 그 자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제조업의 영혼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류한석 < 기술문화연구소장 >
또한 새해에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플레이어에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듀얼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도시바가 삼성전자에 시스템 LSI를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많은 일본 기업들이 외주생산 비율을 높이고 있다. 도시바의 TV부문 외주비율은 이미 60%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소니 또한 외주비율이 59%까지 올라갔다. 파나소닉도 외주비율을 높이기로 결정한 상태다. 후지쓰의 경우 대만의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길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의 외주생산 결정은 원가 절감을 통해 완성품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주비율을 높이는 건 경영적인 의사결정 영역이므로 추후 사업 실적을 통해 평가되는 것이 옳다. 그렇지만 제조업이 핵심인 기업이라면 '생산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우선 생산공정의 경쟁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생산공정이야말로 제조업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가장 앞서 있을 뿐만 아니라 품질,생산성이 뛰어나다. 또한 뛰어난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그래서 국내 업체들의 경우 반도체산업이 불황일 때는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이고 호황일 때는 큰 수익을 벌어들인다. 기술경쟁력이 원가경쟁력을 불러오는 것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 외주생산을 결정한 일본 기업들은 이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부품 경쟁력과 세트(완성품) 경쟁력의 조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비메모리,LCD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전,TV,휴대폰,컴퓨터, IT기기 등 수많은 세트를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전자업체들 중 유일하게 부품과 세트를 함께 만드는 기업이다. 너무나 많은 부품과 세트를 생산하기에 자칫하면 무거운 덩치로 인해 시장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지만,삼성전자는 특유의 순발력을 앞세운 경영을 통해 오히려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갤럭시탭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로 인해 태블릿 시장이 개화되면서 수많은 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졌지만,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해 아이패드의 경쟁자로 이슈화한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자사에서 곧바로 부품을 조달해 세트의 생산을 결정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갖춘 삼성전자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전자업계는 외주생산의 대가 애플,그리고 부품과 세트 생산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삼성전자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뼛속까지 제조기업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전사 제조기술 지원조직을 부품 지원 중심의 생산기술연구소와 세트 지원 중심의 제조기술센터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이는 부품과 세트 기술의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이렇듯 제조에 집중하는,아니 그 이상의 수준으로 집착을 하는 삼성전자의 행보는 전 세계 전자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조기업이라면 제조 그 자체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제조업의 영혼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류한석 < 기술문화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