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8일 연속 오르며 2005년 환율 개혁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인민은행은 30일 달러당 6.6229위안을 기준환율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9월1일 달러당 6.8126위안까지 밀렸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10월 중순까지 꾸준히 올랐다. 이후 이달 20일까지 등락을 반복해오다 21일부터 연일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달 12일 기록한 최고치(6.6239위안)를 넘어섰다. 인민은행이 고정환율제를 관리형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시점(6월19일)과 비교하면 절상폭은 다시 3%를 웃돌게 됐다.

자오상은행은 위안화 강세 배경으로 △물가 억제 필요성과 △최근 금리인상을 꼽았다. 어융젠 상하이교통은행 애널리스트는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이 금리 인상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후샤오롄 인민은행 부총재도 지난 27일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관리형 변동환율제 보완은 통화 팽창과 자산거품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 인플레 억제를 위한 위안화 절상을 시사했다. 최근 달러 약세도 위안화 강세를 부추겼다.

정치적인 압력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내달 19일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에 앞서 중 · 미 간 장애물을 제거할 필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특히 브라질이 헤알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크게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로 중국산 완구에 대한 수입관세를 인상하는 등 위안화 환율을 놓고 교역 상대국의 불만이 커지는 것도 중국으로선 부담이다.

이에 따라 내년 위안화 절상폭을 5% 안팎으로 전망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건설은행은 위안화가 올해 3% 절상되는 데 이어 내년엔 5%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 외교전문을 인용해 전했다. 모건스탠리(5.5%),도이체방크 (5%),크레디트스위스(4~5%),골드만삭스(5~6%)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대부분 5% 수준의 위안화 절상을 전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