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내년에도 일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장 ·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 전 부처 종합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2011년은 한국의 국운이 융성하는 기회를 잡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서비스 산업은 산업적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이념적,정치적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의료분야 민영화,교육시장 개방 등 서비스 분야를 이념적,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산업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해석했다.

◆"세계 정상은 휴가 가는데…"

이날 보고에선 '2011년도 국정여건 및 국정운영 방향''자유무역협정(FTA)과 국가발전'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세계 정상이 지금 뭘 하는지 알아보니 휴가를 갔더라"며 "그런데 나만 업무보고를 받는다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연말을 보내고 있어 참 불공정한 사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앞으로 5~10년 뒤에는 세계 정상들과 똑같이 한국 대통령도 휴가 가고,장관도 휴가를 즐길 때가 올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좀 희생하면 그런 세월이 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고위 공직자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또 "우리가 오래 참았더니 서민에게도 햇살이 드는구나 느낄 수 있고,젊은 사람도 숨통이 트이나 보다 느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갈등하고 분열되는 사회에서 벗어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동우 정책기획관은 "2011년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해"라며 △5% 성장과 3% 물가 △포퓰리즘 방지와 공정사회 구현 △청년실업과 고령화 대비 △일과 여가 조화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교 △FTA 확대와 투기자본 규제 등을 내년도 국정목표로 제시했다.

또 향후 10년간 도전 과제로는 △남북문제 해결과 중국 등 관련국 관계 정립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및 자원전쟁 대비 △스마트 시대 직접민주주의 요구 증대와 정치환경 다변화 △정보기술(IT) · 생명과학(BT) · 녹색기술(GT) 등 신기술 혁신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 △세계 경제의 새로운 균형 △고령화 다문화 등 인구구조 변화 대책 △여가와 문화의 부가가치 창출 등을 꼽았다.

◆"물가 상승률 3% 달성 중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서울대가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는데 다른 대학과도 협력해 등록금을 안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올해 내수부문에서 외국인 투자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했고,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내년 가계 부채에 대해 관리를 잘해야 5%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충영 규제개혁위원장은 "행정규칙상 등재되지 않은 규제가 아직도 있다"며 "내년에 이런 것을 과감히 정리하고 규제일몰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 경제 성장도 중요하지만 물가상승률 3% 달성도 매우 중요하다"며 "내용적으로 서민 물가를 잘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