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만 오면 폭설 수혜가 예상된다며 우리 회사를 얘기하는 데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

전날 밤부터 7㎝ 안팎의 많은 눈이 내린 30일.기자의 전화를 받은 OCI 홍보 담당자의 말이다.

이번 눈에 서울에서만 살포된 염화칼슘과 소금의 양은 모두 4000t가량.이 가운데 염화칼슘은 2400여t이 뿌려졌다. 지난 28일 새벽에도 10㎝가량 눈이 오며 2000t가량을 사용한 것을 생각하면 국내 유일의 염화칼슘 제조사인 OCI의 특수를 예상하는 건 당연지사처럼 보인다.

하지만 눈이 많이 온다고 OCI가 특별히 이득을 더 보는 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염화칼슘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에 미치지 못할 정도인 데다 그나마도 이미 이달 초에 물량이 다 팔렸기 때문이다.

제설용 염화칼슘은 조달청이 매년 10월 각 업체와 물량 및 단가에 대해 계약을 맺은 뒤 이를 홈페이지에 올리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문하는 방식으로 유통이 이뤄진다. 올해는 OCI 1만t을 비롯해 중국산 수입업체 10개사 7만t 등 모두 8만t이 계약됐으며,이미 지난 9일까지 6만9182t이 납품됐다. OCI제품은 ㎏당 200원 수준인 중국산에 비해 두 배가량 비싸 수요가 제한적이지만,품질이 좋고 배송이 빠른 장점 덕에 이미 다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한 해 3만t가량인 염화칼슘 생산량 가운데 80% 정도를 제설용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조달청에 납품하고 남은 물량에 대해서도 이미 12월 초까지 지자체와 도로공사 등으로 모두 판매가 끝난 상태"라고 전했다. 한 달 생산량이 폭설이 내렸을 때 서울시의 하루치 사용량인 2000t에 불과해 추가 납품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화학제품의 특성상 공장이 24시간 돌아가며 1년 내내 일정한 물량이 생산되기 때문에 수요가 증가한다고 갑자기 생산량을 늘릴 수도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인 염산으로 염화칼슘을 만드는 것보다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게 이익이 더 많이 남는다"며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다른 업체들이 시장에서 모두 철수한 상황에서 OCI도 굳이 생산 규모를 늘릴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OCI의 매출은 2조17억원이며,이중 제설용 염화칼슘 매출은 12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