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스페이스넷의 유인수 회장(49 · 사진)은 '핸디캡 5'의 골프 고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지인들의 라운드 요청이 갑자기 줄었다. 고교 동창이나 사회 친구들이 그에게 도전장을 냈다가 번번이 헛물만 켰기 때문.그래서 가끔 동반자들과 시소 게임을 만든다.

유 회장은 LG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과장 시절인 1993년 5월 골프에 입문했다. 당시 박우만 사장이 모든 직원에게 어학과 골프를 마스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게 계기가 됐다. 하지만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레슨 코치들이 상대적으로 남자 초보자에게 신경을 덜 쓰는 것 같아 독학의 길을 택했다. 서울 강남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유명 프로들의 레슨을 귀동냥으로 배웠다. 고등학교 때부터 즐겨 친 테니스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LG증권 시절 직장인 테니스대회에 출전,단체팀 우승도 차지했다.

그는 2000년 1월 전주지점장을 끝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경영 컨설팅과 인수 · 합병(M&A)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그가 인수한 회사는 트라이브랜즈(옛 쌍방울) 나우콤 스페이스넷 등이다.

첫 '싱글 스코어'는 회사를 그만둔 해에 88CC 서코스에서 적어낸 7오버파 79타.그의 주무기는 어프로치샷과 퍼트다. 그의 티샷과 아이언샷이 조금 흔들리면 동반자들은 방심한다. 하지만 그가 어프로치샷을 핀에 붙여 파를 잡으면 동반자들은 무너지기 일쑤다.

"지난해 한 연습장에서 유소연 프로가 샷하는 것을 보고 거리와 방향을 비교해봤어요.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은 못 당하겠더라고요. 하지만 100m 이내 어프로치샷은 뒤지지 않았지요. "

어프로치샷 비결은 백스윙 크기 조절에 있다. 그는 40m 거리에서는 피칭웨지로 2분의 1 스윙을,70m 거리는 백스윙을 어깨까지,100m 거리는 풀 스윙을 한다. 당구를 좋아해서인지 퍼트감도 뛰어나다.

그는 지금도 1주일에 세 번 정도 연습장에 간다. "아마추어는 몸 회전이 잘 안 되는 데다 필드에서 욕심부리다 보면 긴장해서 라운드가 꼬일 수도 있어요. 스윙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필드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