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계 주요골프투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미국PGA투어다. 대부분 골프전문가들이 타이거 우즈(미국)가 지난해의 시련을 딛고 전성기적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성추문과 이혼 여파로 프로전향 후 처음으로 '단일시즌 무승'의 수모를 당했지만,시간이 흐를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열린 호주마스터스와 셰브론월드챌린지에서는 60타대 스코어를 밥먹듯 내면서 우승문턱까지 갔다.

우즈는 지난해 11월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지금은 2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랭킹 1,2위 간 평점 차이는 1.36점에 불과하다. 우즈가 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곧바로 1위 자리로 복귀할 수 있다. 우즈와 랭킹 4위 필 미켈슨(미국)과의 차이는 1.18점으로 더 좁다. 지난해 10여 차례나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미켈슨은 올해는 기필코 랭킹 1위가 된다는 각오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우즈,그를 능가하려는 미켈슨,유럽의 자존심 웨스트우드,소리 소문 없이 랭킹 3위에 올라선 USPGA챔피언십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독일) 등이 펼치는 남자골프 1인자 다툼은 골프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해 미국PGA투어에서는 '한류 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41) 양용은(39) 위창수(39 · 테일러메이드) 앤서니 김(26 · 나이키골프) 케빈 나(28 · 타이틀리스트) 등 기존 5인방에 강성훈(24 · 신한금융그룹) 김비오(22 · 넥슨)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선수로는 투어 최다승(7승)을 올린 최경주는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양용은은 잊혀져가는 '메이저 챔피언'의 이미지를 다시 각인해야 할 시점이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투어에 진출한 강성훈과 김비오는 내년 투어카드가 주어지는 상금랭킹 125위 내 진입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세계랭킹 10위 안에 6명이 포진한 한국(계) 여자골퍼들은 올해도 미국LPGA투어(24개 대회 예상)를 휩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할 정도로 투어의 인기가 하락하는 점이 아쉽다. 상반기에는 10주간의 대회 공백까지 있다. 하반기에 대만에서 LPGA타이완 대회를 신설했으나 그 바람에 하나은행챔피언십 일정이 당겨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와 일정 조정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김경태(24 · 신한금융그룹)와 안선주(23 · 판코)가 나란히 상금왕에 올랐던 일본 남녀프로골프투어도 관심사다. 상금 · 부상 등을 합친 실속으로 따지면 미국LPGA투어 못지않기 때문이다. 김경태는 일본의 '간판' 이시카와 료를 제쳐야 2년 연속 상금왕에 다가설 수 있다. 안선주는 일본 선수들 못지않게 20명에 가까운 한국 선수들을 따돌려야 2010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JLPGA투어는 3월4일 먼저 개막하고,JGTO는 4월 셋째주에 첫 대회를 연다.

국내 남녀 프로골프투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 · 한경 KLPGA챔피언십'은 추석 연휴 다음주인 9월22~25일에 열린다. 지난해까지 여자대회로 치러진 하이원리조트컵오픈은 올해부터 남자대회인 원아시아투어로 편입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까지 제주에서 열린 유럽 · 아시안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은 4월28일~5월1일 경기도의 블랙스톤이천CC에서 벌어진다. 국내 골프대회 중 최다상금이 걸린 코오롱 한국오픈은 10월6~10일 우정힐스CC에서 펼쳐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