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각으로 과거 재무부 출신 관료집단을 일컫는 '모피아'(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행시 10회로 재무부 국제금융과에서 출발했고,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와 김석동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각각 행시 22,23회로 역시 재무부에서 관료를 시작했다. 이들 셋은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실에서 선후배로 같이 일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김동수 공정위원장 내정자(행시 22회)는 경제기획원으로 들어갔지만 과장 시절부터는 재정경제부에서 이번 경제팀 멤버들과 한솥밥을 먹었다.

최 내정자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청와대 경제수석 후보로 유력한 임종룡 재정부 1차관도 '모피아' 출신이다. 임 차관이 수석으로 이동할 경우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대통령 경제특보,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을 포함해 경제팀 멤버의 대다수가 모피아 출신들로 채워진다.

이번 개각에서는 특히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의 복귀를 눈여겨보는 시각이 많다. 김 전 차관은 2008년 초 정권이 바뀌면서 재경부 1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민간에서 지내왔다. 관가 주변에선 "집권 후반기로 가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추진력이 강한 모피아의 실세들을 다시 중용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