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국증시 전망⑧] 은행, 좋아질 일만 남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나올수 있는 악재는 다 나온 것 같다"
증권사에서 은행 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가 2010년 한 해를 회고하며 푸념처럼 내뱉은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은행권은 내내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대통령 측근이 수장으로 오면서 관치 논란이 거셌던 KB금융과 경영진 간 내홍에 휩싸인 신한지주는 국내 은행의 'CEO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기업들의 잇따른 구조조정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실적은 악화됐고 주가는 부진했다. 증시에서 은행주는 오랜 기간 소외돼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반등의 기미가 엿보인다. 신한지주의 'CEO 리스크'는 점차 수습되고 있고, 실적도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경기까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에 민감한 은행주의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내년 실적 대폭 개선…증가율 업종 1위 전망
<한경닷컴>이 최근 대우 우리 대신 동양 교보 등 시중 주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2011년 유망업종 추천을 받은 결과, 66%인 10곳이 은행 및 금융 업종을 꼽았다. 이들 증권사는 이외에도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등을 추천했다. 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은행을 제외하고 지난해 증시를 이끌었던 주도 업종들이다. 기존 주도주 대열에 은행 업종이 합류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란 얘기다.
이는 무엇보다 주가의 근간인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내년 은행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66%로 업종 평균 증가율 추정치 16%를 크게 웃돈다.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37%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내년 모든 업종을 통틀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실적이 크게 좋아지는 것은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라기보다 지난해 워낙 안 좋아 기저효과(bsed effect)가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대규모로 쌓였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이 올해는 크게 감소, 실적에 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황성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009년 3월 16만호가 넘던 미분양 아파트가 2010년 11월말 기준 10만호 아래로까지 떨어졌다"며 "올해는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어서 미분양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 부동산 관련 충당금 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충당금이 감소 추세에 있다면 수익성은 반대로 개선되고 있어 이익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배정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내년에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순이자마진의 회복 속도가 빨르지고 그 폭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 것을 가정해도 호전되고 잇는 가산금리와 높은 신규 예대마진, 정기예금 금리하락 등의 요인으로 인해 순이자마진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애널리스트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2~3회에 걸쳐 0.5% 포인트에서 0.75% 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라며 "이는 0.1% 포인트 내외의 은행 순이자마진 상승을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경기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면 전반적으로 대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가계는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기 시작하고, 기업은 투자를 위해 은행 돈을 활용하게 된다. 단순히 수익성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외형도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A 모멘텀·외국인 매수도 주가에 '관건'
실적 이외에도 은행 주가에 결정적 변수는 많이 있다. 무엇보다 M&A(인수ㆍ합병) 모멘텀이 여전하다. 작년 말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통해 은행권 '빅4'로 올라설 전망이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마냥 미룰수 없는 정부는 내년에 다시 한번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KB금융이 우리금융 민영화의 구원투수로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집어 삼킨다면 '1강-2중' 체제로 은행권이 재편되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는 은행 주식을 누가 살지도 관건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두 번째인 22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은행주는 내내 외면하다 연말 반짝 매수세를 보였다. 펀드 환매에 대응하느라 기관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은행주가 크게 반등하긴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지난해 부쩍 힘을 키운 투자자문사들이 최근 은행주를 잇달아 편입하고 있어 수급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
증권사에서 은행 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가 2010년 한 해를 회고하며 푸념처럼 내뱉은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은행권은 내내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대통령 측근이 수장으로 오면서 관치 논란이 거셌던 KB금융과 경영진 간 내홍에 휩싸인 신한지주는 국내 은행의 'CEO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기업들의 잇따른 구조조정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 대한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실적은 악화됐고 주가는 부진했다. 증시에서 은행주는 오랜 기간 소외돼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반등의 기미가 엿보인다. 신한지주의 'CEO 리스크'는 점차 수습되고 있고, 실적도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경기까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에 민감한 은행주의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내년 실적 대폭 개선…증가율 업종 1위 전망
<한경닷컴>이 최근 대우 우리 대신 동양 교보 등 시중 주요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2011년 유망업종 추천을 받은 결과, 66%인 10곳이 은행 및 금융 업종을 꼽았다. 이들 증권사는 이외에도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등을 추천했다. 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은행을 제외하고 지난해 증시를 이끌었던 주도 업종들이다. 기존 주도주 대열에 은행 업종이 합류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란 얘기다.
이는 무엇보다 주가의 근간인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내년 은행업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66%로 업종 평균 증가율 추정치 16%를 크게 웃돈다.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라는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37%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내년 모든 업종을 통틀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실적이 크게 좋아지는 것은 산업 자체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라기보다 지난해 워낙 안 좋아 기저효과(bsed effect)가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대규모로 쌓였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이 올해는 크게 감소, 실적에 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황성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009년 3월 16만호가 넘던 미분양 아파트가 2010년 11월말 기준 10만호 아래로까지 떨어졌다"며 "올해는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어서 미분양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 부동산 관련 충당금 부담이 크게 완화된다.
충당금이 감소 추세에 있다면 수익성은 반대로 개선되고 있어 이익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배정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내년에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순이자마진의 회복 속도가 빨르지고 그 폭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는 것을 가정해도 호전되고 잇는 가산금리와 높은 신규 예대마진, 정기예금 금리하락 등의 요인으로 인해 순이자마진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애널리스트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2~3회에 걸쳐 0.5% 포인트에서 0.75% 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라며 "이는 0.1% 포인트 내외의 은행 순이자마진 상승을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경기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면 전반적으로 대출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가계는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기 시작하고, 기업은 투자를 위해 은행 돈을 활용하게 된다. 단순히 수익성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외형도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A 모멘텀·외국인 매수도 주가에 '관건'
실적 이외에도 은행 주가에 결정적 변수는 많이 있다. 무엇보다 M&A(인수ㆍ합병) 모멘텀이 여전하다. 작년 말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통해 은행권 '빅4'로 올라설 전망이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마냥 미룰수 없는 정부는 내년에 다시 한번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KB금융이 우리금융 민영화의 구원투수로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집어 삼킨다면 '1강-2중' 체제로 은행권이 재편되기 때문이다.
수급적으로는 은행 주식을 누가 살지도 관건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두 번째인 22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은행주는 내내 외면하다 연말 반짝 매수세를 보였다. 펀드 환매에 대응하느라 기관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은행주가 크게 반등하긴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지난해 부쩍 힘을 키운 투자자문사들이 최근 은행주를 잇달아 편입하고 있어 수급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