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 등 국내 대형 조선 4사가 올해 500억달러 이상의 선박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선 '빅4'의 지난해 수주 실적보다 30%가량 늘어난 규모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사마다 올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대폭 늘려 잡았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대형 컨테이너선,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해양 설비 건조 계약을 통해 올해 190억달러를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연간 수주 실적과 비교해 80% 늘어난 수치다. 선박과 해양플랜트 외에 건설장비,중전기기 분야에서도 처음 연간 100억달러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엔 낮은 선가 등으로 수세적인 수주 전략을 짰지만,올해는 수주 잔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80억달러)를 초과 달성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10억달러 규모의 선박 및 해양설비를 수주한다는 내부 계획을 수립,조만간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새해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10% 많은 110억달러로 잡았다. STX조선해양과 STX유럽,STX다롄 등 STX조선 부문은 작년보다 10%가량 많은 110억달러로 정했다.

대형 조선업체들이 올 수주 목표를 확대하고 나선 것은 작년보다 조선시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해서다. 유가 상승에 따라 원유 시추 관련 설비들이 대거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조선 · 해운 관련 금융도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목표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선박금융이 회복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해양설비 발주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말까지 '수주 랠리'를 이어가면서 작년 초 세웠던 목표를 대부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독일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하팍로이드사로부터 1만3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하는 등 총 80척(현대삼호중공업 포함),106억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잇달아 드릴십 건조 계약을 따내며 97억달러(75척)를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선박과 해양설비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총 112억달러(82척)를 가뿐히 넘겼다. STX조선 부문도 지난해 총 96억달러(130척)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