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과 무역흑자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수출입을 합한 무역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게 정부 전망이고 보면 무역확대와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수출 실적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우리 경제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까닭이다. 수출은 전년 대비 28.6%나 늘어나면서 세계 9위에서 7위로 올라섰고 무역흑자도 417억달러로 2009년의 41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실적은 2009년의 불황형 흑자와는 성격이 판이한데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원화가치가 비교적 약세를 유지하고 기업들도 변화한 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온 덕분일 것이다.

정부는 올해도 수출입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무역규모가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증가율은 둔화되겠지만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상품의 수출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대외 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은 탓이다. 미국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늘고 있지만 아직 회복을 확신하긴 이르다. 유럽국들의 재정위기가 악화될 가능성도 크고 중국이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의 고삐를 죄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특히 수출확대의 기폭제가 된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수출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1조달러 무역 시대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선 민 · 관이 함께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원가 ·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등 원고(高) 추세에의 대비 태세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대중 의존도 심화, 만성적 대일 적자 등 우리 무역구조의 고질적 문제점을 개선하고, 내수시장 육성 또한 서둘러야 할 과제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