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잠재 불안요소는 원자재 가격과 금리입니다. 이들 지표가 한꺼번에 오르면 글로벌 시장의 경기가 악화되고,여기에 환율 하락(원화 절상)까지 겹치면 수출 경쟁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

한국경제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한 최고경영자(CEO)는 올 한 해의 불안 요인을 원자재 가격 상승,금리 인상,환율 하락 등의 '신 3고(高)'로 요약했다. 상당수 응답자들은 올해 기업경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 대한 답으로 환율과 원자재 가격 변수와 함께 각국 정부의 긴축 기조로 인한 글로벌 시장 불안을 꼽았다.

◆투자는 늘지만 일자리는 제자리걸음

올해 평균 환율은 '1050~1100원',유가(두바이유 기준)는 '80달러대'를 전망한 응답자들이 각각 19명(52.8%)으로 절반을 넘었다. 환율 전망치의 경우 한국 경제의 적정 환율로 꼽은 1100~1150원(44.4%)에 비해 5%가량 낮았다.

세계 경기 회복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올해 하반기부터(58.3%)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2012년 이후라는 답도 27.8%에 달했다. 이미 경기가 회복됐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주요 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대비 투자 규모를 묻자 44.4%가 '10~30% 증가'라고 답했다. '지난해 수준(27.5%)''10% 미만 증가(12.5%)' 등이 뒤를 이었다.

임직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엇비슷할 전망이다. 응답자 중 58.3%가 '지난해 수준'이라고 답했다. 예상 매출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보다 5~10% 증가'라는 응답이 38.9%로 가장 많았다. 내년 유망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전기 · 전자 및 IT 업종을 꼽은 응답자가 70%에 달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구애'는 계속된다

중국 사업도 CEO들의 고민거리로 꼽혔다. 지난해 말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한 · 중 관계가 껄끄러워진 것이 기업들의 중국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빠졌다'는 응답이 61.1%에 달했다.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1.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정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는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응답자의 38.9%가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나빠지고 있지만 시장이 큰 만큼 투자를 늘려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현상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답이 13.9%로 뒤를 이었다. 중국 사업 축소를 고려 중인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불안감은 있지만 실제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75.0% · 2개까지 응답 허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맺고 있는 계약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은 2.8%에 불과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주요 16개 경제 · 경영 연구소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북한 리스크'가 올해 경제의 가장 큰 돌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송형석/윤성민 기자 click@hankyung.com


◆ 설문 응답자 명단

△구자균 LS산전 부회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김남수 ㈜코오롱 사장 △김동철 에쓰오일 수석 부사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김영철 동국제강 사장 △김재권 삼성LED 사장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 △남영선 ㈜한화 사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박상진 삼성SDI 사장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박용인 동부하이텍 사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 사장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CIC 사장 △서영종 기아자동차 사장 △석호익 KT 부회장 △손종호 LS전선 사장 △양승석 현대자동차 사장 △오창우 OCI 상무 △이상운 효성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CFO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최규동 한화케미칼 기획실장 △최종태 포스코 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추성엽 STX 사장 △허영호 LG이노텍 사장 △홍순기 GS 전무(C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