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감기약 슈퍼판매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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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까스활명수 게보린 아스피린 등 일반의약품의 슈퍼마켓 판매 허용문제는 제약업계의 민감한 현안 중 하나다. 유통망 확대로 수혜가 기대되는 제약사는 내심 누군가 총대를 메 주길 바라지만,약국 눈치를 보느라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반면 약사들은 사활을 걸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미국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의 감기약 슈퍼 판매 현황을 진수희 복지부 장관에게 물어봤다는 게 전해지면서다. 복지부 측은 "대통령이 관심을 나타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복지부 안건에서도 빠져 있는 일반약의 슈퍼 판매가 이번에는 흐지부지 끝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대통령의 말이 갖는 무게감에다 대한개원의협의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 등이 잇따라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촉구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슈퍼 판매의 반대논리로 삼는 것은 의약품의 오 · 남용 문제다. 하지만 인체에 약리학적 영향이 경미하고 부작용 우려가 없는 약품 가운데 '약국 외 판매약품'을 따로 지정해 관리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 대한개원의협의회 측 설명이다. 문제의 본질은 약국이 감수해야 할 매출 감소 등 경제적 타격이다. 법 개정으로 약사들의 일방적 타격이 예상된다면 차차 약국에 대한 정책적 보상 등이 논의돼야 한다.
2000년 의약분업을 도입하면서 진료비에는 약값 외에 약국에 순전히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조제료가 추가됐다. 따라서 국민이 먹는 약값에는 "식후 30분 후에 드세요"가 대부분인 복약지도료에다 약국관리료,의약품관리료,기본조제기술료 등이 조제료 명목으로 포함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3분기 현재 전국 2만여개 약국에 제공한 월 평균 조제료는 1072만원 정도다. 연간 3조원 이상의 보험료가 약국운영비로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약사들은 "일반 의약품 한톨도 약국 외에서 판매돼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소비자와의 상생'을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손성태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mrhand@hankyung.com
최근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미국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의 감기약 슈퍼 판매 현황을 진수희 복지부 장관에게 물어봤다는 게 전해지면서다. 복지부 측은 "대통령이 관심을 나타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복지부 안건에서도 빠져 있는 일반약의 슈퍼 판매가 이번에는 흐지부지 끝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대통령의 말이 갖는 무게감에다 대한개원의협의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한공중보건의사협회 등이 잇따라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촉구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들이 슈퍼 판매의 반대논리로 삼는 것은 의약품의 오 · 남용 문제다. 하지만 인체에 약리학적 영향이 경미하고 부작용 우려가 없는 약품 가운데 '약국 외 판매약품'을 따로 지정해 관리하면 아무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 대한개원의협의회 측 설명이다. 문제의 본질은 약국이 감수해야 할 매출 감소 등 경제적 타격이다. 법 개정으로 약사들의 일방적 타격이 예상된다면 차차 약국에 대한 정책적 보상 등이 논의돼야 한다.
2000년 의약분업을 도입하면서 진료비에는 약값 외에 약국에 순전히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조제료가 추가됐다. 따라서 국민이 먹는 약값에는 "식후 30분 후에 드세요"가 대부분인 복약지도료에다 약국관리료,의약품관리료,기본조제기술료 등이 조제료 명목으로 포함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3분기 현재 전국 2만여개 약국에 제공한 월 평균 조제료는 1072만원 정도다. 연간 3조원 이상의 보험료가 약국운영비로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약사들은 "일반 의약품 한톨도 약국 외에서 판매돼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소비자와의 상생'을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손성태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