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새해 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좋을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자 상승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3일 오전 10시 37분 현재 KB금융이 전거래일 대비 1900원(3.17%) 오른 6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비롯, 외환은행(2.93%) 우리금융(2.26%) 신한지주(1.70%) 하나금융지주(1.62%) 등이 비교적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은행은 4분기 비용 쪽 특이요인 탓에 의레 '부진하다'고 생각되곤 하는데, 작년 4분기의 경우 나름 실적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의 4분기 실적이 적자로 예상되는 등 부진이 예상되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쁘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은행들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0.13%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작년 7월 기준금리 인상 효과의 반영과 구조조정 대상의 여신 지연이자 회수, 연말 계절적 효과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는 "순이자마진 개선은 4분기 실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올해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대출 성장률도 나쁘지 않다. 작년 10월과 11월 두 달간 9월말 대비 1.3% 증가했다. 12월에는 상각 및 매각이 증가하고 일부 기업의 대출 상환이 집중되기 때문에 4분기 전체로 보면 1.5% 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이정도 성적이면 결코 나쁜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4분기에는 연월차수당 지급과 임금인상분 반영, 인센티브 지급 등 인건비 부문에서 비용 유발 요인들이 많기 때문에 판관비 증가율이 높다"며 "작년 4분기의 경우 KB금융이 6780억원의 구조조정 비용을 반영할 것이고, 신한지주도 전분기 대비 2000억원 이상 판관비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연구원은 "4분기 충당금은 총액이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거액 부실여신의 발생이나 추가 충당금 적립은 거의 없을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 내내 은행주가 부진했던 것은 외국인의 매수가 없었기 때문인데 작년 12월 업종 대표주인 KB와 신한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며 "신한지주의 경우 지배구조 이슈가 수습 국면에 돌입했고 KB금융 역시 실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외국인의 기조적 매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