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홈쇼핑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국내 5개 홈쇼핑 업체 중 GS,CJ,현대,롯데 등 4개사가 중국 홈쇼핑 시장에 뛰어들었다. 농수산홈쇼핑은 유통회사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들 홈쇼핑 업체는 중국에 이어 동남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이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국내 홈쇼핑이 급성장하던 2000년대 초반 한국과 비슷한 시장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 유료TV 가입자 수가 1800만가구를 넘어서면서 가입 증가율이 둔화되자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GS샵은 지난달 중순 중국 대형마트 'CP로터스' 4개 매장에 'GS샵 전용 매장'을 열고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GS샵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중소 협력사들의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서다. 오는 6~7월엔 태국에서도 홈쇼핑 방송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태국 현지에 홈쇼핑 합작사를 설립했다. 2009년엔 인도 유일의 24시간 홈쇼핑 채널인 '홈숍18'에 지분 15%도 참여했다. GS샵 측은 "한국,중국,동남아,인도를 연결하는 아시아 홈쇼핑 벨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은 중국 상하이 지역에서 영업 중인 동방CJ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해 취급액은 2009년 4200억원보다 66.7% 증가한 7000억원을 달성했다. CJ오쇼핑 측은 "지난해 동방CJ가 중국 전역의 홈쇼핑 30여개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며 "중국 천천CJ와 지난해 8월 방송을 시작한 인도의 스타CJ를 합하면 2013년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진출도 준비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2006년 중국서 철수한 뒤 지난해 10월 재진출했다. 중국 전역의 홈쇼핑 사업권을 보유한 가유홈쇼핑,상하이시가 출자한 케이블 공기업인 동방유선의 자회사 동방이푸 등과 공동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7월께 상하이 지역에서 24시간 방송을 시작하며 3년 내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화둥지역 1300억원을 비롯해 산둥성,강쑤성 등의 지역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8월 상하이,충칭,산둥성,허난성,헤이룽장성,윈난성 등 6개 지역 방송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홈쇼핑 채널 럭키파이의 지분 23.3%를 인수했다. 2004년 롯데홈쇼핑이 지분 11%를 참여한 대만 모모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이다.

농수산홈쇼핑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루 50분씩 방송을 내보낸다. 교민을 넘어서 아시아 출신 및 법인 고객 등을 확보하고 한식 상품을 보강해 올해 200만달러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이달 중 중국에 유통회사를 설립,상품 수출입기지로 활용하고 홈쇼핑 방송 영상제작 대행 및 컨설팅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 제6 홈쇼핑인 중소기업전용홈쇼핑까지 선정돼 방송에 들어갈 경우 기존 업체들의 국내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 저성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