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 증권사 지점에는 유망 투자상품을 찾는 투자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해 전 은행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어도 주식투자는 리스크(위험)가 높다며 금융투자상품을 꺼려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증시 활황 속에 자문형 랩 등과 같은 증권 투자상품이 속속 큰 수익을 돌려주면서 나타난 일이다.

◆자문형 랩 상품의 진화

올해도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투자상품은 단연 '자문형 랩'이다. 올해 펀드 투자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자문형 랩은 몇 개 종목에 집중 투자해 지난해 평균 50%를 웃도는 고수익을 냈다. 올해도 자문형 랩 돌풍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이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과 함께 올해 주식시장이 과거 밟지 못했던 고지에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단순 자문형 상품에서 한 단계 진화한 자문형 랩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선진국형 랩어카운트 플랫폼 'WOW(wrap of wrap) 시스템'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WOW 시스템은 기존 랩 상품과 달리 하나의 계좌에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수익률이 높은 자문형 랩들에 분산투자할 수 있고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투자전략을 펼 수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 POP 골든랩-파이브 스타스(Five Stars)' 포트폴리오를 유망 랩으로 추천했다. 이 상품은 삼성증권과 자문계약을 맺은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중 종목 선정 능력이 우수한 자문기관 5곳과 삼성증권 포트폴리오 운용팀의 핵심종목군에 집중 투자한다. 대우증권의 추천 상품인 '대우 스타포트폴리오 랩'은 대우증권의 추천 모델 포트폴리오를 80% 이상 복제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한다.

◆주식형 펀드 재주목

주식형 펀드도 올해 다시 주목 받는 투자상품이다. 자문형 랩에 비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추종하면서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저평가 성장주에 투자해 장기 수익을 노리는 '한국투자 네비게이터',신한금융투자는 성장주와 가치주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 '신한BNPP 좋은아침희망' 주식 펀드를 유망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올해 본격적인 경기확장 국면에 들어갈 경우에는 그동안 소외받았던 가치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가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원금 보존을 추구하는 안정성이 높은 투자상품도 적지 않다. 대신증권이 베이비붐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내놓은 '대신 꼬박꼬박 정기지급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만기가 되면 원금을 모두 되돌려주면서 매월 일정금액을 지급한다. 대우증권도 1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투자원금의 0.5%를 생활비로 지급하고 10년 뒤 원금과 함께 수익금을 돌려주는 '골든에이지' 상품을 적극 밀고 있다.

증권사들의 대표 투자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도 수익률은 다소 낮더라도 원금 보존 가능성이 높은 상품이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또 주식시장에 대한 위험분산 차원에서 금이나 천연자원 농산물 광업주 등과 관련한 다양한 대안투자(AI) 상품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