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잡지 포린폴리시가 신년호(1·2월호)에서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몰락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 잡지는 “미국이 과거에도 소련과 일본으로부터 단일 헤게모니 체제를 위협받은 적이 있지만 지금 중국의 위협은 과거와 다른 실질적인 것” 이라며 “그동안 미국이 누렸던 일국 지배체제는 다시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린폴리시는 이같은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중국이 소련의 폐쇄 경제체제와 달리 대외개방을 통해 30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점 △미국의 4배가 넘는 인구를 보유한 점을 꼽았다.이와 함께 1970년대 말부터 중국이 다양한 난관에 봉착할 것이란 서방 분석가들의 관측과 달리 꾸준히 성장해온 점도 지적했다.

포린폴리시는 “일단 경제 성장하는 법을 아는 국가들은 성장 궤도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며 독일의 예를 들어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설명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미국 대학에 세계에서 몰려든 인재들이 넘치지만 미국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면 스탠퍼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공학과 컴퓨터과학을 공부한 아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군사 분야 한계점도 명확히 제시했다.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정부를 몇 주 만에 전복시켰지만,그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점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증명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가 성장한 국가는 당연히 민주주의로 이어진다는 가정과 새롭게 민주화된 국가들은 반드시 미국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미국 위주의 가정은 모두 틀렸다는 점도 잡지는 분명히 지적했다.

포린폴리시는 “정치·경제적 힘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옮겨감에 따라 국제적으로 새로운 경쟁체제가 불가피하게 생긴 것” 이라며 “미국이 1991년 소련 붕괴에서부터 2008년 금융위기 때까지 누렸던 17년간의 유일 지배체제를 다시 경험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로 미국인들의 불안 심리를 대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