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파이어니어] (1) "야마하·나이키 앞세워 매출 700억 달성할 것"
"올해는 일본 브랜드 야마하뿐만 아니라 나이키골프 시모어퍼터 등 미국 브랜드도 취급합니다. 이들 브랜드로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매출도 키우는 '제2 도약의 해'가 될 겁니다. "

골프용품업계에서 '독불장군'으로 알려진 이갑종 오리엔트골프 사장(60 · 사진)의 새해 각오는 남달랐다. 주변 환경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지만 오리엔트골프는 '공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5% 안팎으로 전망되는 데다 골프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엔트골프는 지난해 야마하클럽 매출(대리점 판매가 기준)이 2009년에 비해 40%가량 늘어난 530억원을 기록,500억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신규 브랜드의 가세로 7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전체 인구 대비 골퍼 비중이 각각 20%,15%에 달하는 데 비해 국내는 아직 5% 수준으로 낮습니다. 국민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골프장들의 경쟁으로 그린피(이용료)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어 골퍼 수가 점진적으로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설 수 있을 겁니다. "

오리엔트골프는 올 시즌 나이키골프의 최대 유통 채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전국 360여개 대리점에서 나이키 클럽 판매에 나선 데다 올 시즌 신제품들도 속속 취급할 예정이다. 시모어퍼터는 국내 프로선수 60여명에게 후원하는 등 '투어 마케팅'을 통해 제품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리엔트골프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2008년 도입한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과 가격정찰제의 정착에 있다. 브랜드별로 저가 덤핑 등 출혈 경쟁이 심했던 당시 정가제와 판매시점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보고 다들 무모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품질에 자신이 있었고 올바른 유통질서를 확립하는 진정성이 대리점주들에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이 사장은 "대리점에 적정 이윤을 보장해주는 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최근에는 골프클럽 유통을 의뢰하는 업체들이 몇 군데 더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업계가 골프산업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향해 뜻을 모을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골프용품협회 같은 구심점을 만들어 업계가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골프업계가 그동안 불필요하게 경쟁하는 바람에 자정능력을 상실했던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그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큰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골프 브랜드 집합체가 한국경제신문 같은 언론과 박람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해 건전한 골프문화를 확립하고 골프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