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그리스 크레타섬에서 13만년 전 항해에 사용된 도구가 발견됐다.인류의 해양 진출사가 최소 수만년 앞당겨진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4일 그리스 문화부 발표를 인용,“크레타 섬에서 13만∼7만년 전에 만들어진 도끼 등 석기 도구가 발견됐다” 며 “이들 도구는 인류의 바닷길 이동을 입증하는 가장 오래된 증거”라고 보도했다.

그리스와 미국 고고학자들은 크레타섬 남쪽 해안의 고대 주거지 부근에서 13만년 전 석기 도구를 발견했다.크레타섬은 약 500만년 전부터 그리스 본토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이들 연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것을 만든 사람이 최소한 60㎞ 거리의 바다를 항해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이는 인류 조상이 아프리카를 떠나 오직 육로를 통해 유럽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뒤집는 것이다.이들 석기들은 현생 인류의 멸종한 조상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하이델베르크인)와 호모에렉투스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문화부는 “이번 발견은 그동안 추정해왔던 것보다 수만년 앞서 지중해에서 인류 조상이 항해를 했다는 증거”라며 “원시 인류의 인지 능력에 관한 생각도 바꿔놨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그리스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 된 항해 증거는 약 1만1000년 전의 것이다.세계적으론 약 6만년 전의 항해 증거가 발견되고 있지만 학계에선 이보다 훨씬 오래 전에도 인류가 바다를 항해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