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올초 미국 대형 은행 관련 문건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비상 대비 체제에 들어갔다.

4일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에 따르면 BOA는 지난해 11월29일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형 은행 관련 문건 공개로 비리생태계를 폭로하겠다"고 밝힌 후 해당 은행이 BOA일 것이라는 의혹이 일자 15~20명으로 구성된 대응팀을 꾸렸다. 1년 전 다른 인터뷰에서 어산지가 "BOA 임원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5기가바이트 분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이 알려지면서 BOA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고 실제 이를 반영해 BOA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BOA의 위기대응팀은 브루스 톰슨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팀장으로 재무 기술 법무 홍보 관계자 15~20명으로 구성돼 내부문건들과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있는지 등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다. 또한 컨설팅업체 부즈앨런해밀턴을 고용해 위기 대응 상황을 평가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 등 위키리크스 폭로 이후 제기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법률회사들과도 접촉 중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브라이언 모이니헌 CEO가 이런 폭로 대응 준비 과정을 정기적으로 보고받으며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BOA는 이 밖에도 지난달 'BrianMoynihanSucks.com'처럼 회사 및 고위 경영진의 이름과 욕설이 결합된 웹사이트 주소 300여개를 무더기로 등록했다. 위키리크스에서 BOA 관련 문건이 공개될 경우 회사와 임원들이 당할 '굴욕'에 대비한 조치다. BOA는 또 마스터카드,페이팔 등과 함께 위키리크스와 관련된 것으로 여겨지는 금융거래를 일절 중단하기도 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