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지방공항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통합해 거점공항으로 키운다는 약속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2007년 무안공항이 문을 연 지 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김해공항을 대체할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은 중장기 공항개발계획에서 슬그머니 누락시킨 채 '입지평가 후 추진한다'는 원칙만 밝히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향후 5년간 공항개발의 기본방침을 담은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2011~2015년)을 4일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인천공항과 6개 거점공항은 시설 확충에,일반공항은 안전시설 보강에 총 2조13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인천공항은 2013년부터 3단계 확장 공사에 들어가 2015년 완공예정이다. 총 1조7999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지자체 간 한치 양보 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지역 현안에 대해선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해당 지자체인 광주시와 전남도 간의 '합의'를 내세우고 있어 통합 자체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광주시는 광주공항 존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전남도는 양 공항의 통합을 강조하는 등 입장이 맞서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광주시 관계자는 "연간 136만명이 이용하는 광주공항이 이용자 2만4000명에 불과한 무안공항으로 흡수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남도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무안공항 통합추진을 강조한 만큼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은 이번 종합계획에서 아예 빠져 있다. 작년 말 입지선정 계획을 철회하더니 '입지평가 후 추진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입지평가위원회를 3월까지 구성해 부산시가 주장하는 가덕도와 경남 · 경북지역에서 내세운 밀양이 신공항 부지로 타당한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