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기를 간절하게 원합니다. 우리와 손잡으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론 아프리카에서 에너지 사업을 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남아공 대형 건설회사인 그룹파이브(G5)의 그렉 힐 이사는 한국 기업을 찾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남아공 정부가 원전 입찰을 늦어도 내년까지는 마칠 계획"이라며 "원전 기술력을 한국 기업이 제공하고,건설은 우리가 맡으면 최적의 조합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아공 최대 사업으로 뜨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건립에 공동으로 참여할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점찍어 놓은 것이다.

남아공은 1차 사업으로 올 연말까지 140억달러를,2차 사업으로 2025년까지 100억달러를 투자해 전력생산 능력을 현재의 3만8000㎿보다 두 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산업 발전 속도에 전력 공급 능력이 받쳐주지 않아 광산이 조업을 중단하고 공장이 멈추는 사태까지 빚어졌기 때문이다. 화력발전 비중이 전체의 87%인 남아공은 원전을 지어 총 1만㎿ 규모의 전력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업들도 남아공 원전 등 전력산업에 군침을 흘리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전력은 원전 시장을 뚫기 위해 현지 사무소를 열고 프랑스 아레바,미국 웨스팅하우스 등과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KPMG 현지법인의 팀 바샬 파트너는 "남아공은 물론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전력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전력 부문 이외에도 광산 운송 항구 건설 등 한국 기업들이 노릴 만한 시장이 열려 있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대한전선 이외에 남아공에 진출한 기업은 많지 않다. 삼성과 LG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은 휴대폰 TV에서,LG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대한전선도 2000년 현지 전선회사인 엠텍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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