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새해 첫날부터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재차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대에 대한 부담으로 차익실현 환매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는 지난 3일 신규 유입은 581억원에 그친 반면 4017억원의 환매가 일어나면서 3436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3000억원 이상 돈이 빠져나간 것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다음 날인 지난달 15일 이후 보름여 만이다.

해외 주식형펀드도 212억원 순유출돼 전체 주식형펀드는 3648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말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이 40일 만에 동반 순유입됐지만 또다시 환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일 강세를 보임에 따라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은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19조원이 순유출되면서 설정액이 61조3042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었던 2007년 가입한 적립식펀드들이 3년이 지나면서 만기 출금을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현대증권은 3년 전 코스피지수 2000선 위에서 유입된 2조원과 1800~2000선에서 들어와 남아 있는 10조원 등 향후 환매 대기 수요를 12조원으로 추정했다. 배 연구위원은 "2007~2008년 1800~2000선 사이에서 유입된 24조4000억원 중 14조원 정도만 환매로 나간 상태여서 10조원가량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지수가 2000대로 올라서면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는 커진 반면 지수대에 대한 부담과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자금은 유출 쪽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위원은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신규 가입이 늘어나며 서서히 유입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