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일 사상최고 … 과열vs더 오른다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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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신호' 변동성지수 저점, "아직 고점 아니다" 우세
조정 없이 단기 급등은 부담
이머징 대비 저평가 매력 감소 … 외국인 매수세 약화될 수도
조정 없이 단기 급등은 부담
이머징 대비 저평가 매력 감소 … 외국인 매수세 약화될 수도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증시 과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분석 결과 현재 지수 수준이 과열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이머징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저평가 매력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는 등 단기 고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변동성지수 최저…"과열 신호는 아직"
코스피지수는 4일 15.06포인트(0.73%) 오른 2085.14에 마감하며 하루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경기 회복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대세 상승을 예상하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이후 뚜렷한 조정 없이 랠리를 이어온 점은 부담 요인이다. 지수 조정 시 매수 기회를 잡으려던 투자자 입장에서도 속이 타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단기 조정은 시장 과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여러 징후를 분석해 볼 때 과열 국면은 아니란 견해가 많다.
단기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적 지표 중 하나인 '52주 신고가 경신 종목 비중'(유가증권시장)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과거 강세장에서 단기 과열이 나타난 것은 이 비중이 10%를 넘어선 이후였다. 하지만 지난 3일 기준 52주 신고가 경신 종목은 4.01%(유가증권시장)에 그쳤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25일 52주 신고가 경신 종목 비중은 2007년 7월 이후 처음 10%를 넘어선 뒤 11월 초 단기 조정에 들어갔다"며 "최근엔 과열 신호가 없는 만큼 이달 중 최고 215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위험을 감지하는 변동성지수도 역사적 저점을 유지하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업종별 시가총액 비중이 균형을 이루면서 특정 업종의 업황 악화 때문에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현상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2000년 말 정보기술(IT) · 통신 · 금융주에 편중됐던 업종 비중은 산업재와 경기소비재,소재 등으로 다변화했다. 조 팀장은 "2007년 10월 전 고점을 바라보는 것은 백두산 중턱에서 한라산 정상의 깃발을 바라보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변동성 축소가 기조적인 현상이라면 위험 관리보다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1990년대 중반 국내 기업의 과잉 투자,2007년 미국 신용위기 등 변동성을 높였던 시스템 리스크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평가 해소 국면…'바벨전략' 유효
경계론도 없지 않다. KB투자증권은 원 · 달러 환율과 밸류에이션을 감안했을 때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최근 많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는 지난해 22.1% 상승해 같은 기간 이머징지수 상승률 11.7%를 크게 앞질렀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MSCI 지수 기준으로 1년 후 예상이익을 감안한 국내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은 10.2배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MSCI 이머징지수 대비 12.3% 저평가돼 있지만 이는 과거 5년간 저평가 수준인 12.6%보다는 덜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원화 강세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7.3%에 머물러 외국인 자금 유입도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PER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막연히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양 극단을 배분해 수익률 균형을 꾀하는 '바벨전략'을 추천했다. 바벨전략이란 올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 · 기계 · 인터넷 업종과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반도체 등을 동시에 사들이는 전략이다.
강 팀장은 "올해 기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될 경우 PER이 12배에 근접할 수 있다"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 변동성지수(V-KOSPI)
증시의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나타낸 지수.증시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역상관관계를 보여 '공포지수(fear index)'로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30 미만일 때 안정,30 이상이면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