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위키리크스 폭로가 나왔다.

위키리크스가 4일 공개한 외교전문은 청융화 전 주한 중국대사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의 만찬대화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9년 12월 21일 만찬장에서 나눈 이 같은 대화내용을 사흘 뒤인 12월24일 본국으로 보냈다. 전문에 따르면 청 전 대사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지지한다"며 "중국은 핵문제와 관련된 북한의 행동이 중국의 이익에 어긋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고 말했다.

청 전 대사는 또 북한의 화폐개혁을 '잘못된 시도'로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중국의 개혁노선을 따랐으면 더 잘살게 됐을 것"이라며 "북한에 덩샤오핑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김정일 건강문제와 후계문제로 시간을 끌 여유가 없어 북 · 미 관계가 진전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석한 천하이 주한 중국대사관 정무 참사관은 북한이 자본주의 경제에 대해 초보적인 수준의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경제에 많이 노출된 강석주 부총리조차 무역적자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관들이 북한보다 한국을 선호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청 전 대사는 "최근 중국 외교부 내 '한반도 사단'의 주도권은 북한에서 경험을 쌓은 관료에서 한국에서 근무한 젊은 관료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